▲지난 11월2일...
입동을 앞두고 모토캠핑 모임이 주선되었다. 이번 목적지는 한반도 정중앙에 있는 양구 국토정중앙천문대... 본격적인 겨울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라 쌀쌀한 날씨탓에 걱정 반 흥분 반으로 진행되었다. 솔직히 모토캠퍼들에게 쥐약인 눈만 오지 않는다면 별 걱정거린 없다. 허나 모토캠핑을 최초로 하나의 정식 라이딩 문화로 자리를 잡아가는 시기인 만큼
초보캠퍼들이 있었기에 그들만 걱정 될 뿐이였다.
▲11월2일 오전10시...
양만장에 모토캠핑 회원들이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했다. 겨울이 오기 전 마지막 모토캠핑이란 생각들을 하셨을까?
비가 제법 내리고 있었음에도 모토캠퍼 그룹은 양만장의 다른 라이더 그룹보다 많은 인원을 자랑하고 있었다.
다른 라이더들과 달리 잔뜩 실은 장비들 때문에 아둥바둥하는 모토캠퍼들의 모습, 그리고 컨셉상 어딜가나 티는 바이크...
작은 바이크에 피난민 마냥 한가득 짐을 실코온 바이크들을 보고 있자면 가끔은 웃음이 터지기도 한다.
▲양만장에 모여 다른 회원님들을 기다리며 담소를 나누어 본다.
쌀쌀한 날씨에 비가 제법 오고 있었음에도 그들의 입가에선 미소가 떠나지 않는 여유를 보였다.
이 사람들이야 말로 진정 속도가 아닌 바이크만이 선사하는 낭만과 여류를 즐기러 나온 사람들임은 분명 한 듯 했다.
▲빗발이 점점 굵어지기 시작한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 하지 않았는가...
이미 모토캠핑을 즐기러 나온 회원님들의 짐과 옷가지들은 제법 젖어 있었다.
예보와 달리 아무래도 양구에 도착하여 사이트를 구축할때 까진 비가 그치지 않을 것 만 같았다.
침구류까지 다 젖어버린다면 회원님들은 적잖은 고생들을 하게 될 것이다.
이에 서둘러 양만장을 벗어나 본다.
▲두시간을 달려 도착한 국토정중앙천문대...
현장에 도착하면 그래도 조금은 비가 덜 내릴 줄 알았다.
허나 무심한 하늘은 소나기 적전의 빗줄기까지 우리들에게 아낌없이 선사해 주었다.
다행히 양구에 사시는 이희철 회원님께서 전 날 캠핑장 예약 차 설치해 주신 두개의 타프덕에 개고생만큼은 면할수 있었다.
때아닌 비에 옷까지 다 젖어버린 회원님들... 시린 몸을 달래고자 제일먼저 화로에 불을 올리고 급하게 라면을 끓여본다.
타프와 장소를 제공해 주신 이희철님
사비를 들여 구매한 차콜을 기꺼이 내어주신 최윤필님
감사드립니다.
▲모토캠핑 마스터쉐프의 손길을 거친 모든 음식은 언제나 그렇다.
급박하고 부족한 상황에서도 마술을 뒤집어 쓴 듯 황홀한 맛을 선사했다.
라면을 끓이기 위한 물의 양, 끓이는 시간, 짜고 싱겁고를 떠나 모든 이들의 기호에 합리화 될 수 있는 스프의 양...
이 모두를 철저히 지켜 끓여 낼 수 있는 회원은 아무도 없기에 쉐프님에게 언제나 감사하고 소중할 따름이다.
▲식사 후엔 너나 할 것 없이 서로 나서서 식기류를 정리한다.
이번 모토캠핑에선 처음 참석하신 최윤필님께서 이러한 고생을 가장 많이 해주셨다.
▲식사 후에도 비는 쉽게 멈추질 않았다.
그나마 회원님께서 미리 설치해주신 타프가 두개나 있었기에 우천중에도 사이트 구축엔 큰 어려움은 없었다.
타프 하나에 다닥다닥 붙혀서 처놓은 텐트의 모습은 곧 반상회라도 할 기세였다. 허나 먼길을 달려오느라 비에 잔뜩 젖은
침구류들은 도저히 답이 나오질 않았다. 할수 없었다. 어차피 야외에 나온만큼 이러한 불편은 개인이 감수해야 할 몫이다.
▲비가 잦아 들자 그제서야 텐트를 설치하고 계셨던 이희동회원님. 협소한 자리 문제로 구석에서 쉐프 이승윤님과 함께 사이트를 구축하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무엇보다 인상깊었던건 화물차 호로 사용되는 덮게... 살펴보니 캠핑에 잘 매칭 될 수 있도록 적당한 사이즈와 함께 각종 다용도 스루홀이 뚫려 있었다. 솔직히 예전엔 언발라스한 컬러와 오버사이즈 문제로 성능과 부피가 적음에도 사용하지 못했었다. 허나 지금은 위 사진과 같이 깔끔하게 제작되어 나온다 하니 앞으론 비싼 순정그라운드 시트 대신 이녀석을 구매해야겠다. 시중에서 파는 천으로된 그라운드시트는 잦은 캠핑을 할 경우, 1년이면 걸레가 되어 그 기능을 상실해 버린다.
▲사이트 구축을 끝내고 만족해 하시고 계시는 회원님들...
▲모토캠핑 막내님이 옷이 젖어 추위에 떨고 있는 회원들을 위해 직접 나무를 손질하고 있었다.
톱질하는 솜씨를 보니 어디가서 밥은 굶지 않을 것 만 같았다. 화로 위에 올라간 젖은 나무는 화로 밑에 깔아둔 차콜덕에
별 어려움 없이 충분한 화력과 불씨를 내뿜었다. 어찌나 따뜻하던지... 내가 사는 집도 이보단 포근함을 선사하지 못하것만...
▲따뜻한 모닥불에 한시간 남짓하게 몸을 녹이고 나니 그제서야 얼었던 몸으로 인한 활동의 제약이 풀린 듯 했다.
많은 회원님들이 젖은 옷을 말리는가 하면 개인적인 용무와 함께 심심하지 않은 담소들을 나누기 시작했다.
▲후식으로 화로에 고구마를 구워본다. 씨알이 굵은 녀석들이라 호일 없인 완벽하게 굽기란 어려웠다.
그래도 야외에서 먹는 음식인 만큼 덜익던 타던 미치도록 맛나는건 공통된 명사나 다름없었다.
고구마를 찬조해주신 이상철 회원님께 감사드립니다.
▲몸을 말리고 사이트를 구축하는 동안 승윤님과 정호님이 장을 봐오셨다.
이곳은 양구의 오지라 생각을 했었지만 지인의 도움으로 어렵지 않게 장을 볼수 있었다.
그리고 막상 장을 봐 오니 애시당초 목적지까지만 같이 하기로 했던 황정민 회원님까지 얼떨결에 일박을 같이 하게 되었다.
장비도 없는 상황이라 어찌 이 밤을 보낼지 걱정이 된다.
▲따뜻한 모닥불이야 말로 그 어떤 고가의 캠핑장비도 대신 할 수 없는 훌륭한 장을 만들어 주었다.
현종님께서 늦게까지 젖은 양말과 장갑을 말리고 계셨다. 습도가 높고 비가 오는날은 젖은 장비들을 말리는게 여간 어려운 일이다.
본인 생각엔 모닥불에서 이러한 젖은 것들을 조금이라도 말리는데 도움을 주는 전용 거치대나 행거를 만든다면 괜찮지
않을까 싶다. 이날의 행거는 카메라 삼각대들이 한 몫 단단히 해주었다.
▲제법 쌀쌀한 날씨에 쉐프 이승윤님께선 매인요리로 닭계장을 추천해 주었다.
사이트 바로 옆에 있던 계수대는 비오는 날 짜증 날 수 있는 캠핑의 동선을 줄여주는 등 큰 도움을 주었다.
모든 회원들이 합심하여 식사와 함께 행사에 필요한 여러가지 것들은 척척 도맡아 진행해본다.
허나 이 모든 것들을 담아 끓여 낼 수 있는 들통이 도착하지 않았다. 입맛만 다시며 들통을 가지고 오기로한 회원님들 기다려본다.
▲다른 회원님의 합류를 기다리는 동안 비가 멎기 시작했다.
이왕 쏟아진거 운치있게 타프 밑에서 비를 맞으며 캠핑을 해보려 했것만......
불행 중 다행일까? 어느 편에도 설수 없는 아쉬움이 일어난다.
▲배고픈 회원님들은 간간히 술로 그 허기를 대신하고 있었다.
들통을 가지고 오기로한 희철님이 애타기 그리워 지는 순간이였다.
▲체 마르지 못한 장갑들은 카메라 삼각대에 주렁주렁 매달려 말라가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합류하기로한 회원님께서 도착을 하였다.
회원님들의 손이 바빠진다. 희철님과 양구천문대 관계자의 도움으로 그 어느 때 보다 편안한 캠핑을 즐길수 있었다.
굳은 날씨에도 편안하고 매끄러운 모토캠핑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희철님과 천문대 관리자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고기를 구워내기 위한 화로
온기를 유지하기 위한 화로
쉐프덕에 완벽하게 준비된 식단들...
이제 신나게 먹을 일만 생각하니 위장이 다 즐거워 지는 듯 했다.
▲이번 모임 주선을 위해 애쓰신 모토캠핑 정호님과 쉐프님
고생많으셨습니다.
▲타고난 모닥불은 언제나 고기를 구워먹기 좋은 안성맞춤의 숯을 남겨놓는다.
이번 모토캠핑은 정중앙천문대 관계자 분도 참석한 만큼 엄선된 고기만을 그릴위해 올려 본다.
도심밖에서 익어가는 고기의 냄새는 침샘과 함께 모토캠핑만에서 느낄수 있는 감성과 로망을 자극했다.
▲처음 모토캠핑에 참석하신 회원님들은 어색함을 보였지만 바이크란 유대와 주거니 받거니 기울이는
몇 잔의 술에 금방 아우와 형님이 되어버렸다. 본인 또 한 이번 모임을 통해 소중한 인연을 엮어 본다.
▲비를 맞고 달려 오느라 지친 애마들도 평온한 시간을 갖아본다.
▲텐트에 걸려 있는 캠핑등들은 야영장의 분위기를 한 층더 무르익혔다.
빛이 없어 시간이 멈춘것만 같은 야영장도 회원님들의 유쾌한 이야기와 웃음소리에 귀를 기울이여
가지 않을 것만 같았던 하루를 애써 넘기는 듯 했다.
▲오전 10시...
늦잠을 자버렸을까?
일어나니 쉐프의 손에 태어난 만찬들이 나를 반기고 있었다.
이상철 회원님이 집에서 직접 챙겨오신 찬과 쉐프가 만들어준 갖가지 음식들...
텐트안으로 물씬 풍겨온 음식냄새들 때문에 누구라도 일어나진 않을 수 없을 듯 했다.
개인 찬거리를 제공해주신 이상철 회원님께 감사드립니다.
▲추운 날인만큼 국물을 먹어야 한다며 이틀분의 닭계장을 미리 끓여 놓으신 쉐프님.
딱 맞아 떨어진 예상...
전 날 과음으로 인한 속달램과 서늘한 아침에 체온을 올려주기 위한 아침식사로는 제격이였다.
모든 회원님들이 맛나다며 입에 발린 말이 아닌 극찬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과격한 표현으로 당시 먹었던 맛을 연출해 보고 싶지만 ㅈㄴ참아본다.
▲포스팅을 하면서도 솟아나는 군침에 입맛을 가신다.
야영장에서 먹는 조찬이란 먹어보지 않은 이들은 절때 공감 할 수 없을 것이다.
▲모든 식사가 끝난 후 회원님들이 장비를 말리는 등 장비 정리에 한창이다.
비만 오지 않았다면 장비 말리는 시간을 줄여 인근 바닷가라도 다녀오려 했것만...
아쉽지만 전 날 비로인해 오늘만큼은 예외로 해본다.
▲복귀 길...
배후령을 넘어가기 전 텁텁한 입들을 달래기 위해 근처 편의점에 들려 커피를 홀짝 거려본다.
언제부터인지 편의점에서 파는 카페인 음료가 이렇게 달고 맛있을 수가 없다.
어쩌면 이 또 한 제약적인 환경과 모토캠핑만의 헝그리에서 나오는 별도의 첨가제가 아닌가 싶다.
▲전 날 내린비와 낙석이 예상된다. 그러고 보니 단풍도 아직까진 지지않아 주변 산들은 장관을 연출했다.
위험 부담도 줄일 겸 마저 하지 못했던 단풍을 즐기기 위해 6번 도로를 합류하기 전까지 거북이 투어를 자처해본다.
사진으로 담진 못했지만 낙석과 모래 그리고 갖가지 도로를 차단하기 위한 온갖 장애물들이 많았다.
혹시라도 이곳을 지나가려는 라이더가 있다면 주의하길 바란다.
▲복귀 길, 한참을 달려 도착한 토마토 휴게소...
본격적인 겨울을 앞두고 있어서 그런지 탁한 날씨에도 많은 라이더들이 상주하고 있었다.
오늘이 아니면 다른 날은 더 추워져서 타지도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토마토 휴게소를 마지막으로 회원들간 마지막 인사를 나누어 본다.
복귀 길 방향이 같은 회원들과는 조촐한 저녁식사라도 같이 하기 위해 다시 내달려 광주로 향하였다.
▲입동 전 하루의 해는 짧기만 했다.
어두 컴컴해져버린 시야는 달리는 지루함을 만들어 냈고 유난히 막혔던 교통체증은 짜증을 자아냈다.
허나 목적지에 도착해 맛난 음식과 잠깐의 여독이라도 풀 수 있는 여유가 생기자 회원님들의 얼굴에선 화색이 돌았다.
어쩌면 제법 먼 거리와 비로인해 힘들고 지치는 하루였을지도 모른다. 처음 나오신 분들은 말 할수 없었겠지만 굉장히
고단했을거란 생각이 든다. 허나 모토캠핑은 이러한 투박함과 헝그리함이 매력이다. 애시당초 갖출거 다 갖춘 오토캠핑이 아닌 모토캠핑이 아니기에 때론 짜증과 고단함도 돌이켜 보면 소중한 추억이 되어 있곤한다. 다음 주 11월16일엔 오지 야생캠핑을 할 예정이다. 침낭과 비닐만 가지고 하는 제약적인 하드코어 캠핑... 걱정반 설레임반... 스쿠터인데 임도를 탈 수나 있을런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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