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8일...
사전 계획 없이 당일 필링에 꽂혀 공지없는 벙캠이 주선되었다.
그렇다. 언제는 장대하게 계획을 세우고 떠났으랴...
바이크로 여행을 한다는건 결코 시때를 가리지 않는다.
▲때문에 난 오늘도 "뭐 다 그런거지." 란 문장 하나에 자기합리화를 시키며 바리바리 짐을 싸들었다.
▲이날의 목적지는 양평 광탄리 유원지...
이륜관 기준 / 정속주행
왕복거리 : 82키로
왕복시간 : 1시간30분
[야영료를 포함, 성수기를 제외한 날에는 1인당 2천원을 징수하며 평일에는 관리자가 없어 무료이다. 전기나 온수시설은 없다.]
▲무료에 가까운 야영료와 마음 것 사용 할 수 있는 넓은 필드가 매력적인 곳이다.
사진에 보이진 않지만 수심이 제법 깊은 물가도 함께 하고 있다.
서울과 멀지 않고 탄탄한 진입로와 이러한 필드덕에 오토캠퍼족들에게도 안성맞춤인 곳이라 하겠다.
[눈 소식에 구룡대로 올라선 바이크들.]
▲애시당초 목적지는 광탄리가 아닌 양수리였으나 예고없이 오른 야영료에 혀를 내두르며 이곳으로 모이게 되었다.
난 아직 풀냄새가 제대로 나지 않는 곳은 돈을 내고 야영을 즐길 생각이 없다. 내가 오지를 찾아 헤매는 이유 중 하나이다.
▲카메라를 들이대니 박정호님께서 도끼를 들고 애써 포즈를 취한다.
내 생각엔, 저 도낀 캠핑용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산 도끼가 맞는 것 같다.
이건 뭐... 술만 먹여 놓으면 "도끼 꺼내 올까?" 이러고 있으니...ㅎㅎ
[먼저 식사를 하고 있었던 선발팀 회원님들께서 뒤늦게 도착한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 주셨다.]
▲정호님 외 회원님 세분이 이날 모토캠핑을 함께 해주셨다.
포즈를 취하는 이희동님과 마지막 사진의 두분은 현장에서 알게된 모토캠핑 회원님들.
이분들도 시간이 될 때마다 주저없이 바이크로 캠핑을 즐긴다 하셨다.
[추위를 견뎌내기 위한 바비님의 머리 아이템이 돋보인다]
▲좌측 바비님과 고재철님. 이 둘은 일년 전 동호회에서 서로 알게된 동갑내기 친구라 한다.
서로가 만난진 얼마 안됐지만 둘의 친밀도는 여느 동창생들의 우정 못지 않은 듯 했다.
문득 떠오른 생각에 사고로 바이크를 접은 내 친구에게 안부의 문자를 보내본다. ㅠ_ㅠ
.
[검게 그을리고 까진 반합은 모토캠핑의 낭만을 더욱 가미시켜 주었다.]
▲이날은 목적지로 향하던 중 타이어 펑크로 인해 많은 시간이 지체된 상태였다.
저녁이 늦은 만큼 오늘의 매인메뉴인 반합삼계탕을 서둘러 준비해 본다.
[톱/칼/도끼/로프는 모토캠핑의 필수용품이다.]
▲이미 반조리된 팩삼계탕이지만, 좀 더 깊은 맛과 수월하게 먹기 위해 30분 이상을 더 끓여 냈다.
(그래야만 손으로 찢어 먹을 필요 없이 수저로 휘~휘 저어 죽처럼 편히 먹을 수 있다.)
바이크 트렁크에 일년간 박혀 나뒹굴던 실끈이 이날 만큼은 자기 몫을 톡톡히 해주었다.
주어온 나무를 자르고 다듬어 실끈으로 동여 놓으니 그럴싸한 반합걸이가 완성되었다.
▲캠퍼에게 있어 어둠이란 곧 있을 감성만점의 모닥불 파티를 의미한다.
날이 추워서 그런것일까? 요새들어 먹는 재미보단 불장난 하는 재미가 더욱 좋은 듯 하다.
[젖은 나무를 태울땐 하단에 착화제 역할을 하는 번개탄을 깔아두는 것이 가장 좋다.]
▲참나무 타는 냄새는 구수하면서도 매우 푸근한 시골의 어느 풍경을 연상케 하는 것만 같다.
도심속에 찌들어 살았던 나에겐 결코 질리지 않는 향수와도 같다.
그래서인지 난 나무타는 냄새만 맡으면 어릴적 살았던 시골의 추억에 가끔씩 사묻힌다.
▲케묶은 추억에서 깨어 화로를 주시한다.
바싹 마르기 시작한 장작들은 거친 불꽃과 함께 "딱! 딱! 딱" 하는 소리를 내며 반합을 휘감고 있었다.
모토캠핑을 다니며 처음 해보는 반합삼계탕. 혹시나 타지 않을까 싶은 생각에 만감이 교차한다.
저녁은 조금 싸들고 온 고기와 이것 뿐...
더구나 이희동회원님의 가족까지 나 하나 믿고 빈손으로 온 터인지라 더욱 신경을 곤두세웠다.
[바베큐 꼬치는 직접 불에 굽는 것보단 인내심을 갖고 은근한 숯이나 불에 구워야 한다.]
▲반합삼계탕이 익어가는 동안 바베큐 꼬치를 처음으로 시도해 보았다.
사진에 담기위해 랜턴을 비추어 본다. 경험없던 바베큐 불질에 고기는 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그릴에 굽는 것과는 많은 차이점이 있는 조리법이였다.
그래도 맛 하나 만큼은 검지않고 좋은 노란맛을 자아냈다.
▲배가 고팠던 것이였을까?
완성된 반합삼계탕은 사진을 찍는 다는 것 조차 까먹은체 뚝딱 비어내었다.
배가 부르니 몸에 온기가 돌며 여유가 생겼다.
그제서야 내 귓가를 맴돌던 음악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의자에 삐딱하니 기대 앉아 부른 배를 튕겨본다.
▲출출함과 심심함을 달래기 위해 삼계탕을 먹고 난 국물에 라면을 끓여본다.
어찌나 맛있는지 한 젓가락 맛 만 보겠다던 회원님들은 그 말도 잊은체 연신 입으로 쓸어 넣고 있었다.
새로운 모토캠핑 레시피가 생겨난 듯 했다. 삼계탕의 단백한 국물, 신라면의 매콤한 맛...
이 둘의 조화는 잊지 못 할 반합라면을 선사해 주었다.
▲아직까진 제법 쌀쌀한 날씨 탓인지 다른 캠퍼들은 거의 보이질 않았다.
야영장의 맞은편 도로로 오고가는 자동차 소리만이 가끔씩 이곳의 정적을 깰 뿐이였다.
[반이상 타들어간 나무의 빨간 숯은 시력회복에 매우 좋다고 한다.]
▲자정이나 되었을까...
우둑커니 홀로 의자에 앉아 화로를 추스린다.
타들어 가는 나무를 보며 여러 좋은 생각에 마음의 온기까지 채워본다.
[기상청의 예보대로 새하얀 눈이 드넓은 광야를 뒤덥고 있었다.]
▲이듣 날 아침...
새벽 내내 내렸던 눈은 오랜만에 보는 장관을 연출하고 있었다.
한편으론, 복귀길이 걱정도 되었으나 오전부터 회복한 영상권의 기온과 따스했던 햇살은
정오도 되지 않아 광탄리에 쌓인 모든 눈들을 가져가 버렸다.
▲늦은 아침 식사 후 남은 모닥불에 몸을 녹이며 전 날의 피로와 정신을 가다듬는다.
근교로 모토캠핑을 간다는건 복귀의 부담이 덜하기에 이렇게 늦장과 여유를 부릴수 있어 좋은 것 같다.
솔직히 늦장이라 하기보단, 캠핑장 진입로에 쌓인 눈이 더 녹기만을 기다리려 했던 것이 맞을수도 있겠다.
▲정오가 조금 지나 도착한 토마토 휴게소.
바비회원님이 사주신 커피를 홀짝거리며 나른한 주말의 오후를 즐겨본다.
회원님들과 다음을 기약하며 각자의 복귀길로 올라선다.
[팔당역 부근에 위치한 캠핑밀리터리샵]
▲너무 이른 복귀에 조금이나마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들려보았다.
역시나 사고 싶은 것들은 무척이나 많았지만 가벼운 주머니 사정덕에
오늘도 입맛만 다시고 돌아서 본다. 중고물품인데 왜 그리 비싼건지...ㅠㅠ
이번 모토캠핑은 야영자체를 행했던 즐거움과 추억에 따른 힐링도 좋았지만
새로운 인연을 만났던 것이 내겐 이번 캠핑에 있어 가장 큰 수확이였다.
앞으로도 새롭고 많은 인연들과 함께 하길 바라며 후기에 마침표를 찍어본다.
원본사진 출처 : 모토캠핑 http://cafe.daum.net/mcamp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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