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벤리 110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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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벤리 110 시승기

바튜매 회원분께서 솔직 담백한 벤리110의 시승기를 올려 주셨내요.

혼다차인만큼... 내구력은 따로 설명은 안드릴께요.^^

 

 

 벤리 110 시승기입니다.


신차 출시되자 마자 받아서 한달여 동안 타고 다녔습니다.


벤리는 벤리인데 벤리가 아니네


아시다시피 벤리 시리즈는 혼다의 대표적인 클래식 바이크 라인업으로서, 국내에서도 아직 많이 볼 수 있는 차종이기도 합니다.

저도 예전에 흰둥이 벤리 50을 끌고 다닌 적이 있어서 애착이 남다르기도 하구요.


혼다 벤리 110 출시! 라는 기사를 보고 혹해서 들어가 봤더니 웬걸 제 기대와는 달리 무슨 오리너구리 같은 놈이…

 

 

 이게 웬 오리너구리

 

 아니 고라파덕인가

 

기대했던 혼다제 110cc 클래식 네이키드 바이크는 아니었지만, 저 묘하게 만만해 보이고 귀여운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 전 난생 처음으로 박스를 내리기로 결심했습니다.


낮설지 않은 인상.


사실 저렇게 생긴 녀석이 흔하지는 않습니다.

넙덕구리하고, 납작하죠.

딱 자리에 앉아보니 뭔가 알 수 없는 이 익숙한 기분.


승차감도 익숙하고, 핸들 포지션도 익숙하고,

발판 거리나 앉은 모양새까지 전혀 낮설지가 않은 겁니다.

 

네 이거 이름은 벤리지만, 벤리보다는 줌머를 훨씬 닮았습니다.

모양은 전혀 다르지만, 자리에 딱 앉아 보면 순정핸들, 순정시트 상태의 줌머와 굉장히 비슷한 느낌입니다.

심지어 키박스까지 같죠. 뭐 혼다 여기저기서 많이 쓰는 키 박스세트이긴 합니다.

좌우 폭은 줌머보다 좀 넓고, 시트고는 뜻밖에도 순정 줌머보다 더 낮습니다.(벤리 110 710mm, 줌머 735mm)


그래도 110cc이므로, 줌머보다는 훨씬 힘있게 움직여 줍니다.

언덕배기나 비탈길 올라갈땐, 경쾌하게 쏘아 나간다기보다는 힘있게 잡고 달려 올라가는 느낌입니다.

가벼운 편인 차체 무게(113kg)도 있습니다만, 토크가 든든하고 어느 구간이든 안정적인 주행에 크게 무게를 둔 듯한 세팅입니다.

핸들 조향각도 널찍하게 세팅되어 있어, 한차선 유턴도 어렵지 않습니다.


톡톡 쏘아 나가는 맛은 거의 없습니다.

확 감는다고 감는만큼 확 뛰쳐 나가주는 감각은 거의 없습니다.

가속도 칼같이 쫙 올라 주는 느낌은 없습니다.

80km정도까지는 잘 올라가지만 그 이상부터는 꿈질꿈질 합니다.

길들이기가 끝나지 않은 녀석이기도 하지만, 사실 그 이상 속도 낼 일도 없을것 같네요.

느긋한 녀석입니다. ㅋㅋ


그런 반면, 상용 오토바이 시장을 노리고 나온 놈 답게, 한사람 정도 태운다고 심하게 빌빌거린다는 인상은 별로 없습니다.

뒤쪽 짐칸에 장착하는 탠덤용 방석이 별매로 판매되고 있지만, 의외로 그거 없이 뒤에 탄 사람들도 승차감에 대한 불만은 거의 없었습니다. 넓고 판판한 뒤쪽 짐칸이 의외로 탠덤자에게 편한 모양입니다.

호구같이 생긴 모양새와 더불어 낮은 탠덤석은 내 다른 바이크는 무서워서 못타겠다고 하던 사람들도 거부감 없이 올라 타게 만들어 줍니다. 제 바이크 중에 사람 제일 많이 태우는 놈이 이놈이 됐습니다. 단거리 사람배달 셔틀…

배기음은 엄청나게 조용합니다. 이놈 전기 스쿠터인가 싶을 정도로 조용해요.

점점 커진다고 하긴 하는데 지금도 다른 스쿠터나 바이크에 비하면 없는거나 마찬가지인 소리입니다.


수납공간은 부족합니다. 트렁크가 아예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트렁크 없음의 불편함은 뒤쪽 짐칸과 넉넉한 기름통으로 전부 상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름통은 10리터. 만땅 채우면 2만원 정도 나오겠습니다.

연비는말한대로 상당히 좋습니다. 

기름게이지 줄어드는게 체감이 안될 정도입니다. 기름통이 상당히 큰 것도 이유 중 하나일겁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이 그 뒤쪽의 짐칸입니다.

마트에서 장보고 큰 종이 박스에 포장한 뒤에 그냥 뒤 짐칸에 싣고 돌아올 수 있습니다.

옷사러 가서도 신나게 쇼핑하고, 쇼핑백 여러개 그냥 뒤 짐칸에 싣고 고무줄로 몇번 엮어주고 부릉부릉 달려서 집에 오면 됩니다.

보통 트렁크에는 안들어가는 큰 백팩도, 그냥 짐칸에 묶고 오면 됩니다.

짐칸이 있고 없고에 따라 스쿠터의 활용 폭이 이렇게까지 차이날거라고는 생각 못했거든요.

이전에는 책이라도 여러 권 싣고 올라 치면 스쿠터나 오토바이로 나를 생각도 안했었습니다.

지금은 다르죠.

바이크에도, 스쿠터에도 리어캐리어를 장착할 수 있지만, 큰 박스 하나가 통째로 척 올라가는 짐칸의 크기는 생각보다 크게 와 닿습니다. 

벤리의 원래 뜻인 '편리'라는 단어가 실감나는 녀석입니다.

그렇다고 그 짐칸이 보기 싫거나, 딱 택배차 냄새나는 디자인이 아니라, 전체 아웃라인과 잘 어울려서 좋습니다.

트렁크가 없어 헬멧 수납이 불가능하지만, 헬멧 락은 측면에 있습니다.

반달고리가 있는 헬멧은 여기 걸어 둘 수 있습니다.


브레이크는 앞뒤 드럼입니다.

프론트라도 디스크였다면 좋겠지만, 전후 연동 방식의 브레이크는 생각만큼 밀린다는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양손 꽉 쥐어 주면 원하는 곳에 세우기는 충분한 제동력입니다.

애초에 100킬로씩 쌩쌩 달리는 녀석이 아니라 이정도 하고 20만원정도 싸졌다고 생각하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레벨입니다.


239,400엔인 벤리가 239만원에 책정된 것은 상당히 예상 밖의 일이었습니다. 299,250엔짜리 pcx가 389만원으로 책정된 것을 생각하면 더 그렇습니다.

오늘(12월 2일)기준 환율로 벤리와 PCX의 일본 내 가격차는 78만원 정도 됩니다.

같은 년식 모델인데 벤리는 엔가의 10배, PCX는 엔가의 13배 정도가 적용된 셈입니다.

현재 엔가 환율이 13배 정도 되니, PCX는 정가 그대로, 벤리는 일본보다 국내에서 20% 이상 더 싸게 팔고 있는 셈입니다.

이건 덤이지만 환율과 일본 출고가를 알아보니, 의외로 혼다 바이크 가격 환율 장난 별로 안치고 팔더군요. 뜻밖이었습니다.


바이크 타면서 여러가지 맛을 느껴 봤었습니다.

당기는 맛, 감는 맛, 쏘는 맛…

그런데 이렇게까지 '편한 맛'을 주는 녀석은 처음입니다.

사실 편리한 녀석들을 생각해 보자면 언더본계 녀석들이 제일 먼저 떠오릅니다만, 벤리 110은 아직 속칭 '배달간지'의 이미지가 박히진 않은 녀석입니다.

호불호는 있지만, 무난하게 덜 위협적이고 상당히 귀여운 디자인이라는 점이 좋지요.(고라파덕ㅋㅋㅋㅋ)


혼다는 이 모델로 국내 상용 오토바이 시장을 잡고 싶어 하는것 같습니다만, 상용으로서 이 녀석이 시티 계열 언더본의 시장을 잠식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가격도, 정비성도, 솔직히 한국 경제의 한 주축을 담당하고 있는 위대한 시티 계열 언더본을 밀어낼 위력이 있다고 생각하진 않거든요.

다만 편리라는 이름 그대로, 편리한 생활 스쿠터이자 패션 스쿠터로서의 가치에서 접근한다면 전 현재 시장에서 벤리보다 매력적인 녀석을 찾기도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왜 스쿠터에 벤리의 네이밍을 계승시켰는가?

라는 처음의 생각은 수정하기로 했습니다.

이정도 편리하면 벤리라고 부를 수 밖에 없습니다.


단점을 쭉 꼽아 보자면, 아까도 말했듯, 110cc쯤에 기대되는 경쾌한 주행감각은 좀 떨어집니다.

아무리 스피드에 적합한 차가 아니라고 해도, 전후륜 드럼 브레이크는 불만입니다.

시트를 들면 그냥 덜컥 열리는데, 아무런 잠금장치도 없습니다. 트렁크 대신 기름통이 있긴 하지만, 키 락 방식은 아니라도 간단한 잠금장치 하나 달아주는게 그리 어려웠을까 싶습니다.

시트 경첩도 부실해보여서 신뢰가 안가는지라 더 아쉽습니다.

그리고 옵션이 없어도 너무 없습니다.

순정 윈드스크린, 순정 경보기, 이너 네트라던가 순정 탑박스등 혼다 순정 액세서리도 몇개 있지만, 아직 국내에서 구경하긴 힘든 상황입니다.

컬러 외 유일한 선택 옵션 품목 중 하나인 뒷좌석 탠덤용 필리언시트는 주문한지 2주가 넘었지만 아직 소식이 없네요.

의욕적인 발매가 눈에 띄는 녀석인 만큼, 이런 부분의 발빠른 대처가 아쉽습니다.

기왕 짐칸을 달아준 김에, 후크 고무로프 하나라도 넣어 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기도 하구요.

고무동력기 고무줄 비슷한 고무밴드 하나는 좀 심한거 아닌가 싶습니다. 


장점 : 귀여운 디자인

넓은 짐칸의 놀라운 실용성

넉넉한 기름통.

상대적으로 저렴한 출고가

잘가고 잘서고 깔끔한 혼다 다운 완성도

생긴것보다 힘이 좋다.


단점 : 시원한 주행감각과는 거리가 멀다.

전후륜 드럼 브레이크

기본적으로 1인승.

국내에 아직 튜닝 파츠 등이 그닥 입고되어 있지 않다.

심지어 기본 옵션 중 하나인 부착형 탠덤시트 수급도 원활하지 못함.

곳곳에서 느껴지는 원가 절감의 향기


이상, 바튜매 신입 첫 시승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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