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캠핑 3박 4일 봉화마을 오지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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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토캠핑후기

모토캠핑 3박 4일 봉화마을 오지속으로

오랜만에 찾아온 긴 연휴.

사회 생활을 시작하고 거의 처음 맞이하는

긴 연휴라 그런지, 딱히 머릿속엔 뭘 어떻게

하고 보내야 할지 계획을 세우는 것 조차

내겐 일이었던 것 같았다. 그래도 어디로 기어

나가든 집보단 좋겠지라는 생각에 동호회

동생과 서둘러 계획을 잡고 밖으로 나오게 되었다.

어쩌면 휴일이라는 본전 생각이 더 강했을지도

모르겠다.

 

 

 

양평 만남의 광장에서 동생과 동행하기로

하고 첫 정식 모토캠핑을 나선 동생의

애마를 살펴보았다. 워낙 수납공간이 없었던

울프 300은 그나마 다른 레트로 장르에 비하면

조금은 더 넓었던 시트덕에 기본 구색이라도

갖출 수 있었던 것 같았다.

 

 

 

골드윙은 장박을 위해 모든 장비를

완벽히 적재는 하고 있었지만 짐 수납성은

역시나 매인 애마인 버그만보단 떨어지는게

매번 아쉬움으로 남았다. 특히 위 차량의 시트는

모두 가죽으로 되어 있는데 어디까지나 탑승자를

위한 배려로 제작된 시트라 모서리를 만나면

쉽게 찢어 질 수 있다는 생각에 달리는 내내

마음 한켠을 불안했다. 취미를 위한 장비를

모시고 살면 재미가 반감이 된다더니...

정말 그말이 딱 맞는 것 같았다.

 

 

 

그나마 연휴를 고려해 일찍 나와서 그런지

생각보다 차량의 통행량은 많진 않았다.

휴일에 새벽같이 일어나는 고단함은

내겐 몹시 곤욕이었지만 막상 떨어뜨린

발걸음에 따끈한 커피 한 잔 더하고 나니

어느 덧 개운함을 맞이 할 수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여유롭게 커피 한 잔을 하고

봉화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횡성ic 부근에 당도하였을 땐 빈속에 마셨던

커피가 속을 긁어되고 있었다. 배고픔 보단

쓰린속 때문에 꾸역꾸역 밀어 넣어던것 같았다.

 

 

 

출발 당일 오전은 조금 서늘했는지

함께했던 병규 동생은 오뎅국으로

몸을 녹이는 듯했다. 녀석의 차림을 보면

그냥 대놓고 추웠다 라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이곳은 정선에서 태백으로 넘어가는

어느 삼거리였다. 연휴에 따른 고향을

찾는 차량들이 길가를 가득 매우기

시작했다. 평소 때 같으면 한 두대 쯤

있을 법했던 휴게소인데 오늘 만큼은

이곳도 대몫을 맞이하는 것 같았다.

 

 

 

아직 내 바이크엔 시거잭이 설치가

되어 있지 않았기에 미리 준비해둔

보조 배터리로 필요한 기기들을

충전하게 되었다. 장박과 함께 이동거리가

많았던 날인 만큼 세나와 폰에게

든든하니 밥을 먹였다.

 

 

 

오전에 먹었던 커피의 약빨이 떨어졌는지

다시 찾아온 졸음. 딱히 골드윙만의 안락한

포지션 때문에 찾아온 졸음이라기 보단

간만의 장박 모토캠핑을 한다는 설레임에

밤 잠을 설쳤던게 그 원인인 듯했다.

신물이 올라왔지만 안전운전을 해야 했기 때문에

카페인으로 꾸준히 각성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출발지를 기준으로 4시간을 넘게 달려

도착한 봉화의 어느 한 마을. 여행을

다니면 보통 남들 다 한다는 반사경에

셀프샷도 찍어보았는데... 역시나 거울을

안 보고 사는 나에겐 이런 사진조차

어색하게 느껴졌다.

 

 

 

봉화는 내게있어 처음 찾는 곳이었다.

이곳을 들리기 전, 정선을 탐방하고 오느라

시간은 많이 지체된 상황이었고 해는 어느 덧

장엄한 태백산맥의 능선을 타고 내려가고 있었다.

 

 

 

오랜 경험에서 묻어나오는 느낌일진

모르겠지만, 이곳엔 동생과 둘이 몸을

뉘울만한 충분한 공간이 있을거란

확신이 들었다. 그리고 난, 다른 모토캠핑

회원님들과 다시 이곳을 찾을거란 생각에

주변의 풍경과 야영을 할만한 모든 포인트

를 사진으로 담기 시작했다.

 

 

 

우기가 끝난지 한 참 뒤라 수량은

조금 말라 보였지만 워낙 깊은 골짜기라

그런지 어른들이 물놀이를 할만한 장소는

충분히 이곳 저곳에 널려 있었다.

 

 

 

 

물은 또 어찌나 맑고 깨끗한지 간단히

라면을 끓이거나 밥을 지을 땐 딱히 별도의

정수 과정 없이도 바로 사용해도 되지 싶었다.

 

 

 

 

우린 그렇게 이곳 주변을 맴돌며

야영을 위한 백업 포인트를 체크하고

다시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 자리를

집게 되었다.

 

 

 

병규 동생과 2박을 하기 위해 짐을 내려

놓게된 아늑한 사이트가 눈에 들어온다.

처음 찾는 계곡을 탐방하며 야영 포인트를

찾을 땐, 진입이 어려울 경우 계곡 옆에

자리를 잡고 있는 침엽수림을 찾으면 된다.

대게 그곳은 솔밭, 또는 평지가 함께한다.

 

 

 

해가 지기 전 서둘러 사이트를 구축하고

늦은 점심을 준비해 본다. 모토캠핑 장비를

하나하나 꺼내들 때마다 이곳만의 진한

숲냄새가 본격적인 야영을 앞둔 나로 하여금

더욱 마음을 설레케 하였다.

 

 

 

사이트가 좁아 일반 텐트는 절대 엄두를

못냈던 자리로, 그나마 백패커들이나

소박하게 하루 묵어 갈 정도의 공간만

허락되었었다. 타프도 공간 문제로 설치를

안 하려다 차가워진 밤 이슬에 장비와

몸이 홀딱 젖을까 싶어 공들여 올려보게

되었다.

 

 

 

살림세간들을 하나둘 꺼내 놓는다.

사용을 하던 안 하던 이런 곳에선

늘어논 장비를 보고만 있어도 절로

배가 부르는 듯한 기분마져 들었다.

 

 

 

나의 보금자리를 담당하는 백컨트리사의

새틀라이트 텐트다. 2인용이지만 1.5인용으로

보는게 더 맞지 싶었다. 충분히 눕고 그 옆엔

귀중품과 다른 짐꾸러미들을 보관하기에

좋은 사이즈의 텐트다.

 

 

 

이건 동생의 반고 텐트.

자립이 불가한 텐트로 각 잡아

설치하려면 공을 좀 들여야 하지 싶었다.

 

 

 

모든 장비를 세팅하고 한 숨 돌리며

휴대폰을 확인하는데, 역시나 깊은

산골 오지라 그런지 휴대폰은 터지질

않았다. 좋은데 온 만큼 캠핑하는 모습

이나 주변 풍경을 찍어 모토캠핑 회원들이

있는 카톡방에 올리려 했지만, 이러한

문제로 결국 사진기의 메모리만이 이곳의

정취를 담을뿐이었다.

 

 

 

일곱발가락과 정식 모토캠핑을

처음으로 시작했던 병규 동생.

휴대폰이 터지질 않으니 여친과

연락도 안 되고 무척 답답했을

것인데, 그래도 웃음을 잃지 않는

귀여운? 녀석.

 

 

 

뭐 아무튼 한 숨은 돌렸으니

다른 장기에 생기를 불어 넣어줄

차례가 되었다. 이날의 첫 먹방 메뉴는

나름 야심차게 준비한 누룽지 백숙.

백숙은 종갓집표로 이미 반 조리가

되어 있는 식품이었고 그릇에 미리

준비한 누룽지만 넣어 20분 가량을

끓이게 되었다.

 

 

 

와중에 기분을 내고자 병규 동생이

위스키를 준비해왔다. 필자는 술은

못하지만 충분히 보고 냄새를 맡는

건만으로도 분위기와 기분을 읽어

들일 수 있었다.

 

 

 

농협에서 만들어낸 누룽지인데

한 번 뜯으면 다 먹을 때 까지 손이

끝기지 않는 중독성 강한 식품 중

하나다. 일반 라면에 넣어 먹어도 별미고

백숙에 넣어 먹으면 더할나위 없다.

 

 

 

누룽지와 함께 충분히 끓여낸 백숙을

냄비째로 고기를 으깨 누룽지와

섞어 버무린다. 불 조절을 잘못해

약간의 탄맛은 있었지만, 그 기본은

어딜 가지 않았으니 맛은 단연 일품.

 

 

 

주먹만한 참나무 미니장작이다.

작은 화로에 사용 할 수 있고 무엇보다

조금씩 덜어내 담으면 픽업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가격도 합리적인 편.

 

 

 

이건 3초 차콜이라는건데 잔여물

없이 순도가 굉장히 높은 야자숯만을

이용해 압축하여 만든 탄이다. 연소 시

냄새가 없고 가볍게 불만 붙여 주면

처음부터 끝까지 알아서 타는 녀석이라

무척 편리하다. 요즘은 이것만 쓴다.

 

 

 

미니화로에 차콜을 깔고 준비한

장작을 올려본다. 화로가 워낙 작기 때문에

물리적인 훈훈함은 작은 편이지만, 캠핑은

보는 것이 반인만큼 발 아래 두는 건만으로도

따뜻함이 절로 도는 듯했다.

 

 

 

서부 양키들 영화를 보면 자주 나오는 음식으로

캔을 따서 찬합에 부어 덥혀 먹는 방식의 콘이다.

워낙 달다보니 먹는 이로 하여금 호불호가가

심히 갈리지 싶었다. 그냥 약간의 감성용.

하지만 칼로리가 높고 당이 풍부하다보니

추운곳에서 체온을 보충하기엔 제격인 식품.

 

 

 

소박한 모닥불이 절정에 이른다.

타들어갔던 숯이 한곳에 모이니 타프

아래는 제법 훈훈한 온기가 돌았다.

 

 

 

모닥불이 사그러질 쯤 미리 준비한

소시지를 난도질해 정성것 구워본다.

역시 안이나 밖이나 음식은 불맛에

따른 정성이 90%인 것 같았다.

 

 

 

다음날 아침은 다행히 기상 예보와 달리

무척 화창함을 선보였다. 흐리멍텅했던

날씨에 하나같이 흑백 톤으로만 보였던

주변의 정경들이 아침의 강렬한 햇빛에

완강한 생기를 얻기 시작했다. 동생 녀석도

광합성이라도 하는듯 덩달아 얼굴이

좋아 보였다.

 

 

 

장박을 위해 구비한 태양광 패널 발전기다.

21W 급으로 부피는 최소화되고 출력은

굉장히 실효성이 높은 제품이다. 자체적으로

달려 있는 정전류 드라이버는 기기의 입력

값을 스스로 파악하여 이에 맞는 정격

전류를 흘려보내게 된다. 실제로 사용해

보니 위와 같은 햇볕에선 스마트폰 배터리의

게이지가 분당 1%씩 올라가는 경이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LG G4)

 

 

 

아침밥을 위해 냇가에서 물을 정수하고

있는 병규 동생. 정작 오토바이에 풀

모토캠핑 장비를 적재하니 생수를 넣을 공간이

부족했었다. 이에 아쉬운대로 정수를

해서 사용했다. 물이 워낙 깨끗해 그냥

끓여 사용할 법도 했지만 상류에

다른이가 있어 정수기를 사용하게 되었다.

 

 

 

예정은 이곳에서 일박을 더 해볼 생각이었지만

휴대폰이 먹통되다보니 답답한 마음에

일찍 이곳을 빠져 나오게 되었다.

 

다음 목적지는 동해바다...

 

 

사진 출처

다음넷 모토캠핑 동호회

http://cafe.daum.net/mcamp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