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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토캠핑 후기에 대해 정식으로 포스팅
해본 지도 꾀나 오래된 것 같다...
어림잡아 6개월...
그간 개인적인 복잡한 사정과
이젠 내가 아니어도 많은 분들이
모토캠핑을 즐기며 후기를
남겨주시는 이유도 한몫했다.
불과 2년 전 만해도 온라인에
모토캠핑이란 콘텐츠가 전무한 시절...
나름 이쪽 장르의 문화를 안착시켜보고자
힘들게 최초의 동호회를 만들어 운영했고
이제야 노력한 결실이 맺어지는 것 같아
무척이나 흡족스럽기까지 하다.
이젠 웹에서 검색하면 모토캠핑에 대한
정보가 페이지 단위로 쏟아지는 만큼
비로써 나만의 여유를 가지며
블로그를 즐길 수 있는 시기가
지금에서야 다가왔음을 실감하고
다시 한번 끄적거려 본다.
지난 4월 중순이었을까?
긴 겨울잠을 깨기 위해
여러 회원님들과 함께
연천부근으로 모토캠핑을
진행하게 되었다.
어쩌면 이때 우리에게는
시즌 오픈 투어 겸 캠이라는
사실이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답사도 하지 못한 상태에서
봄기운에 취해 마냥 달렸던 이 날...
정확한 목적지도 없었고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없었다.
어쩌면 캠핑보다 봄 내음을 맞으며
그냥 내달리고 싶었던건 아니었을까...
그래도 남길건 남겨야 한다는 생각에
이제 막 봉우리를 터뜨리고 있는
벗나무 아래에서 아저씨들만의
유치한 폼을 잡아본다.
사진에선 한적해 보일지 모르겠지만...
이곳을 찾아내기 위해 연천과 철원을 오가며
두 시간가량을 허비하였다.
그래도 이런 꿀 포인트를 찾았다는 생각에
비싼 기름 먹여가며 발품을
팔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 여기저기 쏘고 다니며
포인트를 알아보다 이곳을 발견 후
회원님들에게 좋은 사이트를 찾았으니
이동합시다라고 말했다.
지칠 대로 지쳐있던 회원님들이 물었다.
카페지기님께서 말씀하시는 곳은
어떠한 곳입니까?
긴 라이딩에 몸은 지쳤고
더구나 표현력까지 서투른 나였기에
한마디 던지고 말아버렸다.
"유한양행 같습니다"
젊은 세대라면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었겠지만... 아저씨들의 모임인 만큼
다들 단번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곳은 딱히 다른 지명이 없었기에
우린 이곳을 앞으로도
유한양행이라 칭하기로 했다.
식사는 뒷전이오
이곳을 찾느라 고생했을 터...
목구멍 깊숙한 곳까지 쩍쩍 갈라진
목마름을 달래고자 막걸리부터
집어 들었다. 이날만큼은 술이라
하기보단 아주 달달한 탄산음료 같았다.
벌컥벌컥 한 컵 들이부으니
그제야 몸에 생기가 도는 것 같았다.
들판에 듬직하니 서있던 나무는
우리에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그늘이오
값으로 칠 수 없는 멋진 타프와도 같았다.
우린 든든한 나무를 중심으로
사이트를 구축하였다.
다만 주의할 점이 있었다면
텐트에 팩 다운을 실행하되
나무의 뿌리를 최대한 건들지 말 것!
한숨 돌리고 나니
허기가 찾아 들었다.
이날은 이정한 회원님께서
힘들게 준비해주신 압력 솥에
누룽지 백숙을 해 먹게 되었다.
캠핑 용도 아닌 가정용 솥단지를
멀리 이곳까지 짋어 지고 왔을
노고에 찬사의 박수를...
아무튼 밖에서 먹는 음식인들
무엇이 맛이 없겠냐만은...
특! 레어템인 압력솥이 더해진
백숙의 맛은 천하제일이었다.
처음 만난 회원님들도 있었지만
서먹함도 잠시...
맛난 음식들 앞에선
뻘쭘함을 떠나 순한 길냥이들마냥
서로의 입에 음식을 떠 넣어주고 있었다.
이런 훈훈한 장면은 내가 모임을
이끌고 갈 수 있도록 해주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았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나니
그제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여유를 부려본다.
회원님들의 바이크가 딱히
캠핑에 적합한 바이크들은 아니었지만...
바이크를 좋아하고 캠핑을 즐기는
방법과 마음에 대해선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 같았다.
이곳은 지도상에도 표기가 잘 안되는 곳이라
주소 대신 GPS 좌표로 대신하여
후발 팀에게 일어주었다.
누구 하나 구글맵 사용법에 대해
알려준 이는 없었지만...
용케들 삼삼오오 잘도 찾아왔다.
들판이라 해도 이곳은 고도가 높고
산을 끼고 있었기에
강원도의 어느 산골만큼이나
해가 빨리 저물어 버렸다.
아직 이른 봄이라 아침저녁으론
꾀나 추웠기에 주변의 나뭇가지들을
모아 따뜻한 기운과 더불어
모토캠핑만의 분위기와 감성을 더해본다.
여기저기 자신만의 애지중지한
캠핑용품들을 쏟아낸다.
평소엔 잘 사용하지 않았던
감성만점의 전구색 랜턴들도 설치해본다.
일부 회원님은 다른 이들을 위해
특식을 준비해왔다.
둥지 안의 어미새를 따르는 것 마냥
고소하고 담백한 고기 냄새를 따라
회원님들이 여기저기 요동을 친다.
지금은 모든 이들의 뱃속 사정이
넘쳐날 만큼의 여유가 생겼다.
소시지를 굽고, 처음 나온 이들의
서먹함은 주고받는 술 한 잔에
어느덧 친구고 동생이고 형이 되었다.
활활 타오르는 화로 주변엔
아직까지 춥기만 한 저녁의 냉기를
사르륵 녹여줄 온기가 넘쳐 흘렀다.
말이 없어도 좋다. 그냥 편안한
모닥불을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서로 간의 따뜻한 유대감이
흐르는 것만 같았다.
고구마 또 한 추운 캠핑에선
빠질 수 없는 완소 템이라 하겠다.
다음 날 아침...
충분한 휴식 후 본격적인
투어를 나서게 되었다.
이날의 최종 목적지는
철원의 노동당사...
솔직히 다들 한 번씩 가본 곳이고
딱히 가봐야 볼 건 없었지만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떼빙을
한다는 것은 무척이나
유쾌하고 즐거운 일이다.
더불어 날까지 청명하다면
그 시너지는 언제나 배가된다.
이곳은 철원의 맛집 진미식당.
진한 시골의 맛과 이곳만의
인심이 듬뿍 들어간 상차림은
달리느라 배를 주렸던
회원님들의 침샘을 충분히 자극하고 있었다.
달달한 제육볶음과 칼칼한 김치찌개가
일품이며 가격도 착한 편이기에
헝그리 라이더들에게도 꾀나
인기가 있는 곳이라 하겠다.
철원에서 나와 가평에 위치한
화악산을 들렀다. 이곳은 모토캠핑팀이
여름에 자주 찾는 명승지로써
성수기에도 사람이 많지 않고
한적한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가뭄 진 봄에도 이곳의 수량은
항상 넘쳐나며 깨끗한 수원을 자랑한다.
여름철 이곳에서 캠핑할 때면
몸이 불편하신 동네 주민분이
관리차 야영료를 받으러 오시는데
팀 단위로 만 원만 징수해가니
되려 우리가 더 미안해지기도 했다.
토마토 휴게소에 들려 모토캠핑 회원님들과
다음을 기약하며 인사를 나누었다.
그리고 마지막 복귀길에 방향이 같았던
몇몇 회원님들과 양평에 위치한
옥천냉면에 들렸는데...
글쎄... 개인 취향인진 모르겠지만...
매력을 느낄만한 특이점은 찾지 못 했다.
이번 년도의 모토캠핑들은
본인의 개인적인 힐링과 재미 보단
나와 같이 함으로써 나로 인해 새로운
취미를 찾고 만족하는 그들의 표정에서
더욱 큰 재미와 보람을 느낀다.
모든 회원님들의 무사 라이딩을 기원하며...
※원치 않는 사진은 수정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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