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노총각의 달달했던 하루 일과 버그만650과 함께한 밤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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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발가락 일상

어느 노총각의 달달했던 하루 일과 버그만650과 함께한 밤마실

하루의 노곤함과 함께 달달함이 묻어 있는


나만의 일터. 날이 풀리니 많은 회원님들이


새롭게 단장한 샵을 찾아주신다. 숨만 겨우


쉬어가며 회원님들을 응대하고 관리하고,


그러다 보면 해가 뉘웃 거리기 시작할 땐


이미 몸은 만신창이가 되어있다.

 

 

 

아직 다 쳐내지 못한 일들은 깊은 내 한숨에


나풀거리며 끝나지 않는 오늘의 내일을


기약하고 있다. 그래도 메모지로 해바라기가


되어버린 내 모니터를 보고 있자면 지금 당장


팔팔하니 살아 숨 쉬는 내 존재감에 위로를


삼기도 한다.

 

 

 

발길이 끊긴 이 거리의 적막함과


외로움도 마지막 정리하는 것에 있어


모든 내 몫이긴 하지만, 어느덧 익숙해져버린


이 길가는 그저 정겹기만 하다.

 

 

 

한켠엔 오늘 밤 내 다리가 되어줄


애마가 지긋이 나를 기다려준다.


애착이 가는 물건에 은유를 더하는 것만큼


내 기준엔 낭만적인 것도 없는 것 같았다.

 

 

 

큰 길가엔 나처럼 하루를 정리하는


이들의 복귀 걸음으로 분주하기만 했다.


누가 그랬던가...


평범하게 사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그래서 오늘은 그 평범함에 내 몸뚱이 하나


슬쩍 끼어얹어 흐르는 강물처럼 그들의


숨결로 파고들어 본다.

 

 

 

 

가게를 나와 도착한 남한산성.


화사한 가로등 밑에 애마를 주차하고


멋지게 한 컷 담아 보았다.

 

 

 

주말엔 이곳도 주차장을 방불케 하겠지만


평일 늦은 저녁은 운치 가득한 광장과도


같았다.

 

 

 

그저 때늦은 저녁 식사를 위해


오고 가는 차량들과 가로등 불빛만이


부족하게나마 이곳을 수놓는다.

 

 

 

남한산성을 찾으면 항상 들리는


김가네... 토속 민속 음식집으로


이곳을 다닌 지도 6년이 된 듯하다.


국밥과 전 종류의 음식이 일품이다.

 

 

 

 

가게 구석구석은 토속 음식점답게


아기자기한 민속 소품들이 자리를


잡고 있어 구수한 운치를 더한다.

 

 

 

아직 때 이른 봄 탓인지 빼 박힌 난로는


이곳의 터줏대감 역할을 하며 감성과 향수를


자극하는 매퀘한 연기를 뿜어댔다.

 

 

 

 

보고만 있어도 따뜻해지는 듯한


목재 인테리어와 나무들이 풍기는


남한산성을 찾는 나로 하여금


항상 이곳에 발길을 묶어 놓는 듯했다.

 

 

 

 

한 상 가득 내어져 나온


찬 가지들은 보고만 있어도


속이 든든해지는 느낌이다.

 

 

 

 

고기부터 육수까지 이곳 사장님이


손수 하나하나 다듬고 끓여낸다.


진한 육수와 기름기 빠진 담백한


돼지고기는 언제 먹어도 질리지


않는 중독성을 가져다준다.

 

 

 

거한 고깃국 뚝배기 후엔


가게 옆에 자리 잡은 편의점에서


쌉싸름한 커피 한 잔으로 입안을


헹구는 것도 빼놓지 않는 코스 중


하나가 되겠다.

 

 

 

아직 날이 추워서인지 라이더들의


성지인 양평 만남의 광장은


한산하기만 했다.

 

 

 

난 항상 이곳을 찾을 때마다 왠지


모를 고마움을 느낀다. 차별화된 완벽한


오토바이 주차장. 공기 주입기. 그리고


날이 따뜻해지면 늦은 밤마실을 즐기기 위한


라이더들을 위해 24시간 돌아가는 셀프 주유소.


어딜 가나 오도방구들은 찬밥 신세를 면하지


못하건만... 이곳에서만큼은 바이크를 타는


라이더들이 왕이 되지 싶다.

 

 

 

뒤돌아 보니 정작 협력점을 운영하며


내 애마의 건강은 챙기지 못했었다.


모처럼 공기압도 체크해 보고


오일 누유와 갖가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부위를 꼼꼼히 살펴보는 시간도


가져 보았다.

 

 


언제나 유유자적 라이딩에


배고픔을 갈망하며 오늘도 정신


없던 하루를 정리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