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싸이클로 떠나는 "강원도 오지캠핑"
강원도 평창 박투어 이야기.
원본사진 : 모토캠핑 http://cafe.daum.net/mcamping
글 : 일곱발가락 http://seventoe.tistory.com/
[양평 만남의 광장 정속주행 기준]
앙평 만남의 광장 --> 평창 방림
편도거리 : 106키로
편도시간 : 2시간 30분
▲지난 14년 3월 15일.
토요일 이른 아침...
눈곱이 마르기도 전에 모토 캠핑 장비부터 바이크에 한가득 싣는다.
오늘은 회원님과 단둘이 강원도 오지 캠핑이 있는 날...
여느 때와 다름없이 무료한 일상탈출은 또 이렇게 시작되었다.
[패킹의 마무리는 허름한 반합을 활용하여 어느 여행 때 보다 더욱 기분을 내어봤다.]
▲경칩이 한참 지났지만 흐린 날씨 때문인지 양평의 아침은 서늘하기만 했다.
아무튼 오늘도 멀리 떠난다는 생각에 소풍을 앞둔 초등학생 마냥 추위도 잊은 체 마음만은 설레었다.
▲나와 함께 해준 박정호 회원님.
승진하고 나서부터 업무 스트레스가 많아졌을까...
유독 나를 찾아 모토 캠핑을 즐기는 횟수가 잦아졌다.
▲양평만 남의 광장에서 두 시간가량을 달려 도착한 강원도 평창 방림면.
강과 계곡의 지류를 타고 오지를 찾아 나서기 전, 우린 이곳에서 캠핑시 간단히 먹을 식료품들을 구매하였다.
▲뇌운 지류에 잠시 바이크를 세워 숨을 고른다.
정오가 지나기 시작한 강원도의 날씨는 화창하고 매우 포근하였다.
맑고 포근했던 날씨는 오지 캠핑을 찾아 나서는 우리들에겐 가장 큰 선물이었던 것 같다.
오지고 뭐고 그냥 여기서 캠핑이나 해버릴까?
[산사태로 유실된 숲]
▲우리는 강줄기를 따라 바이크가 들어갈 수 없는 곳까지 달렸다.
진입에 있어 여기저기 길가에 널브러져 있는 나뭇가지들과 빙판들은 라이딩에 있어 적잖은 방해요소였다.
살살 기어가다 싶이 해서 도착한 이곳은 작년 강한 비로 인해 숲이 유실된 듯하였다.
계곡이 말라있고 경사가 급한 것으로 보아 상습적인 산사태가 일어나는 구간인 듯했다.
▲정상으로 좀 더 올라갈 수 있는 길은 있었으나 우랄 바이크와 같은 오프로드 바이크가 아닌 이상은 도저히 진입이 불가하였다.
상황이 좋지 않아 비록 이곳에선 야영을 하지 못했지만 좋은 야영 포인트는 체크하게 되었다.
풀이 무성할 때쯤 다시 찾게 되면 지금보단 훨씬 낫지 않을까 싶었다.
▲조금 전의 체크포인트를 뒤로하고 다시금 다른 적당한 야영지를 찾아 달렸다.
내게 있어 오지 캠핑이란 무조건적인 깊은 산골짜기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사람 냄새가 덜나고 발길만 뜸한 곳이라면 그곳이 내겐 가장 좋은 야영지이고 오지이다.
솔직히 지금 같은 세상엔 강원도를 막론하고 명백한 오지란 없다.
▲강둑을 따라 달리다 보니 이곳 또 한 산사태로 길이 유실되어 있었다.
흘러내린 토사와 살벌하게 버티고 있는 빙판들은 우릴 다시금 밖으로 내치게 만들었다.
하지만 또다시 좋은 야영 포인트 체크.^^
기억해 두었다가 좋은 인연들과 다시 이곳을 찾으리라 기약해본다.
▲멀리 나온 김에 한 포인트 더 탐색을 하기로 하였다.
이곳은 방림면에서 40분가량 떨어진 곳으로 거리상으론 멀진 않지만 진입로가 순탄하지 않아
접근하는데 제법 시간이 많이 걸린 곳이다. 전형적인 시골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이곳은 모토 캠핑을 행하는 즐거움뿐만
아니라 주변엔 괜찮은 관광지가 자리를 잡고 있음으로써 볼거리도 많았던 것 같았다.
[허기지고 체력이 떨어졌을 땐 응급용으론 초코바가 가장 몸에 좋다고 한다.]
▲따뜻해지는 날씨 때문에 땅이 몹시나 질퍽거렸다. 더는 진입 불가!!
그저 좋은 오지 캠핑 포인트만 체크하고 아쉬움을 뒤로한 채 발길을 돌려본다.
오늘은 좋은 야영 포인트를 세 곳이나 개척했다. 정호님과 함께 찾은 이곳들을 다른 회원님들에게
소개할 걸 생각하니 저녁을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른 듯 뿌듯하였다.
[해빙기 때의 바이크 주차는 지면의 상태를 충분히 파악하고 스탠드를 세워야 한다. 돌 박아도 넘어갈 때가 있음]
▲포인트를 찾기 전 매인으로 봐둔 야영지에서 사이트를 구축해본다.
비로써 짐을 풀고 장소와 시간이란 압박에서 벗어나니 그제야 몸이 부들부들 떨리며 허기가 찾아왔다.
해가 지기 전, 서둘러 텐트의 설치를 마무리하고 늦은 점심 식사를 준비하였다.
▲언제 보아도 가성비 좋은 탑 앤 탑 텐트.
저렴한 가격에 제법 괜찮은 스펙을 자랑하는 텐트이다. 가격은 6~7만 원 정도.
▲근처에 물이 있고 불이 번질 법한 곳은 없었지만 환절기철 불어오는 건조한 바람은 불씨를 어느 곳으로 날릴지 모른다.
때문에 우린 구덩이를 깊게 파고 그곳에 취사와 화로를 세팅하였다.
솔직히 지금 철엔 본격적인 봄비가 내리기 전까진 불 자체를 멀리하는 것이 좋다.
▲애당초 구워 먹으려 가져온 만두는 우리의 허기란 명분하에 라면과 함께 뒹굴었다.
어찌나 배가 고팠던지 평소엔 잔뜩 남길 법한 국물조차 말끔히 비워내었다.
계수 대가 없는 곳이라 설거지하기도 난감했는데 되려 잘 됐다.
▲배를 불리고 몸에 온기를 더하고 나니 음악을 듣고 장작을 패는 등 여유가 생긴다.
간식으로 먹을 고구마는 캠프파이어의 마지막을 장식해 줄 것이다.
▲장작패기에 맛 들인 박정호 회원님.
제대로 재미가 들렸는지 눈에 보이는 모든 나무들을 내리치기 시작했다.
아니나 다를까 무리한 도끼질로 다음 날 근육통을 호소하였다.
▲모닥불에 몸을 맡기고 편안히 맥주 한 잔을 기울여 본다.
이날의 고된 일정들... 그로 인해 지처 있던 몸뚱어리들은
따뜻한 불의 온기와 알코올에 녹아내리는 듯했다.
▲타들어가는 장작을 바라보며 마음을 비워본다. 잡생각도 없으리라.
힘든 일정 끝에 맛보는 이런 휴식이야말로 흔히들 말하는 꿀맛이란 게 아닐까 싶다.
아니, 어쩌면 그 달콤한 꿀과도 맞바꾸기 싫은 휴식이다.
[모토 캠핑에서 발견한 도끼의 새로운 용도]
▲비워둔 마음도 잠시...
나만의 사색과 정적을 깨버리고 다시금 울리는 배꼽시계...
한쪽에선 밥과 함께 맛난 찌개를 준비해 본다.
▲부대찌개를 해 먹기 위해 장에서 이것저것 사와 부지런히 준비해 보았다.
재료 공급의 문제로 원래해 먹기로 했던 해물탕은 물 건너 간지 오래...
한쪽에선 밥과 함께 맛난 찌개를 준비해 본다.
▲허나 스팸, 치즈, 두부, 버섯 등 맛난 식재료와 함께 찌게 진액을 붖고 펄펄 끓여 내니 맛 하나만큼은 기똥찼다.
포스팅을 하면서도 다시금 군침이 돈다. 다음번엔 좀 더 크고 다양한 식재료를 가지고 오지 캠핑에 도전해봐야겠다.
[코팅이 되어 있지 않은 용기엔 기름종이를 깔고 구워내면 늘어붙지 않고 쉽게 조리를 할 수 있다.]
▲반합 뚜껑에 식용유를 두르고 만두를 구워낸다.
지글지글 거리 소리와 함께 고소한 기름냄새가 온 사방을 가득 매웠다.
허나 코팅이 안되어 있는 반합에 만두를 굽는 것이란 굉장히 어렵고 짜증스러운 일이다.
말 그대로 김밥 옆구리 터지는 격이다. 허나 일단 먹을 만치 적당히 구워내고 나면...
그 맛은 언제 그랬냐는 듯 간사할 만큼 조리하면서 생긴 스트레스 들를 말끔히 씻어준다.
▲강원도 산골의 밤은 빨리 찾아오고 유난히 캄캄하다.
이제 잠에서 깨어 오르기 시작한 달님은 아직까진 맥을 못 추는 듯했다.
우리가 점등시킨 등불 외 엔 그 무엇도 보이지 않는 칠흑 같은 어둠만이 주변을 휘감았다.
▲참나무를 태우고 난 은은한 숯에 고기를 올려놓는다.
다른 때 같았으면 GOOD을 외치며 고기 사진 찍고 뭐하고 했겠지만...
이전에 라면과 찌개를 먹어서 그런지 이날만큼은 바비큐 파티가 왠지 모르게 시큰둥 했다.
그래도 막상 구워놓고 허브솔트를 뿌려 먹으니 맛만큼은 빠지지 않았다.
▲숯불에 던져 넣은 고구마가 타지 않도록 이리저리 열심히 굴려본다. 마지막 남은 먹을 꺼리기에 제법 많은 신경이 쓰였다.
문득 굽다 보니 은박지에 반사되어 산산이 부서져 나오는 모닥불의 불꽃이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언제 이렇게 예뻤던가?? 나이를 한 살 더 먹더니 망상이니 추상이니 하는 것만 날로 늘어만 간다.
▲달이 오르고 높은 고도에 이르자 어둠 속에 파묻혔던 주변의 경관들이 서서히 살아나기 시작했다.
달빛에 비춘 흐릿한 내 그림자는 조용히 나의 뒤를 밟으며 존재감을 확인시켰다.
▲다른 이들의 간섭이 일절 없는 강원도 오지 캠핑은 언제나 아늑하고 고요하기만 하다.
뭐 솔직히 이곳은 오지라 하기엔 부족하긴 하지만, 꼭 첩첩산중이어야만 오지란 법은 없지 않은가?
눈을 감고 추상하며 떠올리면 그곳이 나만의 파라다이스라 생각한다.
[폭이 좁은 휴대용 화로에선 "A"형 장작 쌓기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화로 특성상 연소 중 장작이 넘어가면서 불이 밖으로 나갈 수 있으며 인화물질이 주변에 있을 경우 화재로 연결될 수 있다. 때문에 이러한 소형화로 에선 "#"으로 장작을 쌓는 것이 가장 좋다.]
▲집에서 가져온 장작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었지만 내일의 투어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일찍 잠을 청해본다.
텐트 옆으로 흐르던 계곡의 물 소리는 백색잡음과 같은 역할로 나를 더욱더 깊은 잠으로 인도하였다.
▲이 듣 날, 매우 쾌청했던 강원도의 날씨...
눈에 보였던 모든 것들이 봄 햇살을 머금고 금방이라도 싹을 키워 낼 것만 같았다.
밖으로 나가 양손을 뻗고 봄의 정취를 한 아름 품에 담아본다. 아침밥은 누룽지탕과 스팸, 김치, 만두로 하였다.
원래는 바지락 누룽지탕을 끓여 솜씨를 발휘해 보려 했으나 본인의 실수로 구매해 놓았던 바지락을 가져오질 못 했다.
때문에 바지락은 지금 것 냉동고에서 때아닌 빙하기를 보내고 있다.
우린 이렇게 든든한 아침을 끝내고 다시금 경포대로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강원도 평창시 방림면 정속주행 기준]
평창 방림 --> 경포대 해수욕장
편도거리 : 86키로
편도시간 : 2시간 20분
[강원도의 모든 령들이 염화칼슘에 찌들어 있다. 라이더들에게 주위를 요한다.]
▲경포대 도착 25킬로가량을 남겨두고 대관령 정상에 올라섰다. 기온은 완벽한 상온임에도 이곳의 눈은 아직 다 녹지 못한 체 냉장고를 열면 쏟아져 나오는 냉기 마냥 서늘한 공기를 가득 내뿜고 있었다. 여기저기 눈 녹은 물에 우리들의 애마는 만신창이가 된지 오래이다. 염화칼슘을 잔뜩 머금은 눈 녹은 물들이 차대에 덕지덕지 달라붙어 혹여나 부식이라도 시키지 않을까 걱정이 많이 되었다.
[복귀 루트를 잡기 위해 나침반을 기준으로 지도를 보고 있다.는 무슨 내비게이션 있는데 사진 찍으니까 그냥 보는 거지... @.@]
▲경포대에 도착하여 점심을 먹고자 롯데리아를 들렸다. 동해에 왔으니 회를 먹는다는 둥 그런 편견은 버린지 오래...
솔직히 이곳 경포대 주변엔 맛 집도 없거니와 상인들의 상술에 놀아나고 싶지 않을 뿐이다. 차라리 서해라면 모르겠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경포대의 중앙은 너무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기에 경포대에서 조금 위로 올라와 한적하게 봄바다를 만끽하였다.
▲잠시 애인 좀 빌려주세요. ( ㅠ_-)o
▲신 나게 오고 다니는 모터보드를 보고 있으니 벌써부터 휴가, 피서란 단어가 떠오른다.
▲백사장에 부서지는 파도소리와 멀리서 풍겨오는 바닷내음은 언제나 상쾌하니 머리를 맑게 해주는 듯하다.
단지 아직까진 날이 추워 물에 들어가지 못한 게 아쉬울 뿐이다. 뭐, 오늘만 날이랴...
▲교통사고로 잃을 뻔한 이 다리들도 주인을 잘 못 만나 모진 고생만 하는구나...
진통제까지 먹어가며 모토 캠핑과 각종 라이딩을 강행하는 나...
허나 내가 바이크를 타는 순간만큼은 살아 있다는 단순한 느낌 임에도 기분이 좋아진다.
가끔은 내가 행하는 이 모든 취미들이 중독인지 열정인지 구분 짓기가 어려울 때도 있다.
바이크도 오래 타려면 굳은 신념 하나 정돈 있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경포대 해수욕장 정속주행 기준]
경포대 --> 토마토 휴게소
편도거리 : 183키로
편도시간 : 3시간 40분
[복귀 길 잠시 머물렀던 태기산 정상]
▲평소 같을 때라면 많은 라이더들이 이곳에서 짜릿한 코너를 즐기고 있었겠지만...
아직까진 서늘한 날씨와 미끄러운 길 때문에 그런지 인기척조차 없었다.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 남아 있는 바이크들의 타이어 자국들... 이곳이 라이더들의 놀이터란 증면만큼은 해주고 있었다.
▲해가 넘어갈 때쯤 도착한 라이더들의 마지막 집합소인 토마토 휴게소.
이미 많은 라이더들이 먼저 도착하여 휴식과 함께 하루를 정리하고 있는 듯했다.
▲이번 밖 투어에서 찌든 땟국물들을 빼내기 위해 잠시 세차장에 들러본다.
몸은 피곤했었음에도 이대로 방치했다간 애마들이 상할 것만 같았다.
난 가끔 바이크를 사람에 비유한다. 20년을 넘게 바이크를 타면서 느낀 거지만...
정말이지 주인이 바이크에 주는 애정만큼이나 녀석들도 보답을 하는 것 같다.
신 나게 고압세차를 해준 후 늦은 저녁을 함께 하며 이날의 모토 캠핑을 마무리해 본다.
[경기 남부권 라이더들의 집합소인 남한산성 김가네.]
▲따끈한 순댓국 한 사발에 이틀간의 모든 피로가 사라지는 듯했다.
언제 먹어도 질리지 않는 묘한 순댓국이다.
총 주행거리 : 약 500키로
유류비 : 4만원
개인 총식비 : 3만5천원
평소 많은 회원님들을 대동하고 모토 캠핑을 할 땐 이번과 같이 움직이기가 힘들다.
항상 여러 동호회의 매니저와 로드를 겸하는 입장이라 중간에 빠질 수도 없고 회원님들을 생각해 무리한 스케줄을 잡을 수도 없다.
그렇게 행했던 모토 캠핑의 부족했던 2%를 오늘 실컷 채우고 온 듯하다.
앞으로 얼마간은 심한 황사와 개인적인 일로 캠핑은 못하겠지만 다시 한번 모토 캠핑의 매력을 느끼게 된 소중한 계기가 되었다.
원본사진 : 모토캠핑 http://cafe.daum.net/mcamping
글 : 일곱발가락 http://sevento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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