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의 진미들도 제철이 있듯이...
라이딩도 달리기에 가장 좋은
적기는 가을이다. 더구나 모토캠핑을
즐기는 라이더들에겐 지금만큼이나
행복하고 설레는 시즌은 없을 것이다.
이번 박투어의 주제는 제철을
맞은 서해의 대하 맛보기.
좋은 경험과 추억을 같이 하고자
우린 그렇게 삼삼오오 모여 태안반도를
향해 내달리기로 했다.
잠시 들렸던 휴게소에선 처음 참석한
회원님들의 간단한 인사와 조우가 있었다.
모두들 멋진 가을 소풍을 간다는 생각에 들떠
있었던 그들의 표정은 나이와 지역을 떠나
추구하는 마음 하나만큼은 같은 곳을 보고
있었음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첫 만남에도 너무나 좋은 인상을
심어 주셨던 강정준 회원님.
먼 걸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토캠핑 마스코트 풍산개 장고.
이제 태어난 지 2개월이나 되었을까...
작은 가방에 들어가 머리만 내놓고
라이등을 즐기는 기특한 녀석이다.
멀미도 안 하고 칭얼거리지도 않는다.
넌 아빠랑 평생 캠지기로 가야겠구나...
한 시간 가량을 달렸을까...
굽이굽이 지방도로를 따라가다 보니
소박한 휴게소 하나가 보였다.
가을 햇볕은 두 얼굴을 가진 개구쟁이이다.
달리면 시원하고 한없이 좋지만
잠시 멈추어 숨을 고를 때 면
내 눈과 피부를 못 살게만 굴었다.
우린 마른 목을 축이고 바쁜
걸음을 재촉하였다.
도착한 서해의 한적한 바닷가.
짐을 내려놓고 늦은 점심을 들어본다.
여기저기 보글보글 거리며 끓어대는
라면의 구수한 냄새들은 다시금 시작된
힐링타임이란 걸 알리고 있었다.
백사장 위에 수 없이 노닐 던 갈매기들은
이곳이 인적 드문 바닷가임을 말해준다.
주말을 낀 대하축제 기간 임에도 이렇게나
사람이 없는 걸 보면 이곳이 아직까진
잘 알려지지 않은 명당임은 확실한 듯하다.
(위치 검색명 : 태안 밧개 해수욕장)
모토캠핑 특성상 저녁을 제외한 끼니는
각자 취식이었지만...
사람의 정이 어디 그리 쉽게 잊히겠는가...
이내 서로 둘러앉아 가져온 먹거리들을
나눠먹는 정겨운 모습이 연출되었다.
오랜만에 멀리 나온 장고 녀석도
이 날 만큼은 사료가 아닌 다른
별미로 배를 불렸다.
이번 모토캠핑에서 김태연 회원님이
처음으로 개시한 야전침대이다.
수납 사이즈는 보통의 릴렉스 체어 만 하며
내하중은 무려 150kg
더울 놀라운 건 3만 원이란다.
상표는 어딘지 모르겠지만 직접 누워
좌우로 굴러보니 고가 메이커들의
야전침대보다더욱 편안하고 좋았다.
슬쩍 장바구니에 담아본다.
늦은 점심 식사 후 사이트를 구축하였다.
이곳은 무료 야영지로 계수대만
조금 불편할 뿐... 다른 편의시설은 제법
잘 되어 있는 편이었다.
허나 주의할 점은 파장 이후의 이곳
해변가는 보존과 회복을 위해
모든 취사와 야영이 금지된다.
개 팔자가 상팔자라 했던가...
배불리 먹고 뛰어놀더니
어느새 내 발 밑에서 잠들어 있는
장고 녀석을 발견할 수 있었다.
태안반도를 뜨겁게 달궜던 태양은
어느새 수평선 너머로 붉은
얼굴을 서서히 감추고 있었다.
이 녀석 퇴근 시간이라도 된 걸까?
수평선 위를 가득 채우고 있던 구름들도
태양을 짓누르고 눌러 아래로.. 더 아래로..
숨고 숨기기에 분주한 모습만 보였다.
이에 질세라 멋진 석양을
한 컷이라도 더 담기 위해
난 오늘도 사진기의
셔터를 연신 눌러댔다.
오랜만에 왔거늘...
제대로 된 멋진 석양은 다음을 기약하며...
이 날의 하이라이트인 저녁 만찬...
모토캠핑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간이다.
회원님들과 먹을 것을 같이 나누며
라이더들만이 공감할 수 있는
소중한 이야기를 유일하게 나눌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태안 모토캠핑의 저녁 메뉴는
대하/목살/조개구이가 선택되었었다.
대하는 현지인 만큼 살아 있는 녀석들을
얼음으로 기절시켜 구이에 올렸다.
허나 왜 이렇게 대하가 비싸던지...
한 철 장사라 이해를 못하는 건 아니지만...
양식 대하까지 킬로당 삼만 원 이상을 받는 건
다 좋았던 축제의 마지막을 눈살 찌푸리게만
했다. 눈물은 흘릴지언정.. 맛은 역시나 최고.!
소래포구에서 이제 막 투망으로
잡아들인 자연산 대하도 비싸봐야 킬로당
삼만 원도 안되거늘...ㅠㅠ
[대하 판별법]
자연산 : 더듬이가 길다
직접 먹을 것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더듬이가
발달할 수밖에 없다.
양식 : 더듬이가 짧다.
먹이를 찾을 필요가 없기에 더듬이가
발달하지 않아 짧다.
대하정보 : 강찬혁회원님
결국 생각보다 비싼 대하 가격에
적당히 맛 만 보고 다른 음식들로 대체하였다.
솔직히 배를 채우기 위해선 해물보단
돼지고기가 제격이긴 하다.^^
멀리 양구에서 와주신 이희철회원님.
대하를 잘 먹을 줄 모르는 회원님들을 위해
손수 생대하를 발라 권해 주셨다.
역시 베테랑 캠퍼는 뭐가 달라도 다르다.
"아니? 대하를 생으로 먹는다고요?"
주거니 받거니...
오고 가는 술 한 잔과 운치를 더해주는
캠프파이어는 모토캠핑의 절정을 끌어낸다.
우리들의 이야기 주제는 단순할지 몰라도
매번 새로운 장소와 또 다른 인연이란 변수로
같은 말 다른 생각, 다른 생각
같은 의견 식으로
밤을 지세도 록 지루함 따윈 없었다.
오전 4시쯤 되었을까...
난 지난번 이곳을 찾았을 때의
새벽을 기억한다. 그때 다 담지
못한 이곳의 야경을 담아본다.
일교차가 더 커지면...
이곳은 분명 안개로 인하여
몽환적인 해변을 연출하게 될 것이다.
시월 말에 다시 찾아와볼까?
늦은 아침...
새벽에 사진 찍는다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느라 고단했나 보다.
눈 떠보니 이미 몇몇 회원님들은
개인 사정으로 인해 복귀를 하시고
몇몇 회원님은 아침을 준비하고 계셨다.
이런 건 매니져가 챙겨야 하는데...ㅠㅠ
짧았던 하루의 아쉬움을 뒤로한 채
점심 느즈막이 복귀에 올랐다.
평택 쯤 왔을까??
잠시 쉬기 위해 들렸던 어느 휴게소...
늦더위에 강아지도 지쳤는지
혀를 내밀며 카메라를 응시한다.
그래도 녀석의 해맑은 모습에
복귀하느라 지쳤던 나도 웃게 되었다.
이곳은 김태연회원님의 지인이 운영하는
대형 호프집이다. 복귀 길 허기를 달래고자
잠시 들려 요기를 하게 되었다.
맛난 식사를 제공해 주신
태연님께 감사드립니다.
단지 아는 사람이 하는 곳이라가 아닌...
뭐 하나 빠지지 않고 정말 맛있었다.
맛난 식사는 모토캠핑의 훈훈한
마무리를 장식해 주었다.^^
마음이 급하다.
새파란 잎사귀를 볼 수 있는건
이번 달뿐이다. 만족할 수 없었던
한 해의 여운 때문인지
여기저기 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현실은 허락을 하지 않는다.
최대한 기록하고 최대한 적는다.
시간과 공을 들여 다녀온 여행의
추억을 잊지 않기 위해...
난 오늘도 이렇게 이 날의
기억을 상기시키며
마음속 깊이 추억을 되새겨 본다.
기재된 사진 중 원치 않는 부분은 말씀해 주시면 바로 수정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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