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캠핑 목적지 : 박하사탕 촬영지 부근
왕복거리 : 모란역 기준 약 240킬로
왕복시간 : 모란역 기준 약 6시간
임도구간 : 왕복 약 10킬로
어디쯤 왔을까?
네비가 알려주는 것도 여기까지...
이곳을 처음 찾는 것도 아닌데
전형적인 길치의 서러움은
오늘도 여지없이 반복되었다.
모토캠핑 동호회 회원들에게 오지를
맛보게 해주기는커녕...
내가 고립되게 생겼으니
한숨만 절로 나왔다.
기억을 더듬어 진입로 떠올린다.
목적지까지의 코스를 두 번 정도
오고 가니 그제야 감이 잡혔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잠시 가을이
선사하는 살랑살랑한 바람에
긴장했던 마음의 식은땀을 식혔다.
오랜만의 가을 정취에 흠뻑 빠져들었다.
사진으로 다 담지 못 했던 아름다운
경관들은 쉽사리 발을 뗄 수
없게만 하였다.
사람도 없는데 그냥 여기 눌러 앉아
캠핑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베테랑
캠퍼들에겐 이곳은 야영지란 이미지
보단 막연한 소풍지로 밖엔 보이지
않았다. 때문에 모토캠핑 정신의
베이스인 헝그리를 자극하는
그 무언가는 부족하기만 했다.
이미 많은 회원님들이 이곳으로
출발을 한 상태였다. 더구나 난 이번
모토캠핑 모임의 주선자였기 때문에
서둘러 오지 포인트에 도착하여
사이트를 미리 구축할 필요가 있었다.
가는 길이 이리도 험했었나?
여기저기 파인 구덩이와
사람 머리만 한 바위들이
여기저기 튀어나와 있었다.
아무래도 지난 장마에 땅이
씻기면서 지형이 조금 변한건
아닌지 의심해 본다.
더구나 이곳은 휴대폰이 터지지
않기 때문에 사고에 유의해야 한다.
애마의 바닥까지 북북 긁어가며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오지 포인트.
오늘의 모토캠핑 매인 베이스이다.
회원님들에게 최종 목적지를
알리고자 휴대폰을 들었지만
역시나...
괜히 심산유곡이 아니었다.
결국 바이크를 타고 산 하나를
넘어서니 그제야
휴대폰이 작동되었다.
미리 문자로 안내받은 포인트로
모토캠핑 동호회 회원님들이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하였다.
사이트를 구축할 수 있는 노지가
탐탁지 않아 설레설레 텐트들을
구축하고 늦은 점심들을 들었다.
집에선 죽어라 먹기 싫은 라면도
야외에서만큼은 언제나
달달한 꿀과도 같았다.
이 날 처음으로 참석한
성지현 회원님.
우랄 바이크를 타고 유라시아로
가기 위해 모토캠핑을 배우고자
이번 모임에 동참하셨다 했다.
그는 내년 4월 출발을 목표로
하고 있었지만...
경험자인 내가 보기엔...
아직 한없이 부족하기만 했다.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
처음 참석한 새내기 회원이
피해 갈 수 없는 장작패기.
서툰 도끼질에 행여나 다칠까
걱정부터 앞섰다.
그래도 젊은 피라 했던가...
정확도는 떨어졌지만
힘과 지구력 하나만큼은
칭찬해 줄 만 하였다.
모토캠핑 동호회 회원님들이
거의 다 모였을 때쯤...
기다렸던 저녁과 함께
캠프파이어를 준비하였다.
이곳까지 힘들게 찾아오느라
배도 많이 고팠을 터...
중간중간 허기를 참지 못한
회원님들이 컵라면으로
주린 배를 조금이나마
달래보고 있었다.
급작스럽게 추워진
날씨만큼이나 이곳의
공기는 더욱 서늘하였다.
계곡의 긴 밤을 지새기 위해
손 수 준비한 장작과 더불어
사비로 사온 장작을 더하여
훈훈했던 회원님들의 이야기
만큼이나 온기를 더해본다.
오지 캠핑에 선 먹는 게 남는 것!
모토캠핑 회원님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서로 가져온 음식들을
나누어 먹으며 유대감과 흥을 더했다.
감성만점의 모닥불 아래 모인 우리.
빨갛게 타들어 가는 장작만큼이나
우리들의 나누는 이야기도
뜨거우리만큼 열정적이었다.
처음 서로를 보았을 땐...
오직 바이크 이야기만 하던 것이
이젠 서로의 사생활마저 신경 써주며
나이 많은 이는 젊은 이에게 교훈을
젊은 이는 많은 이들에게 다시 한 번의
에너지와 자신감을 나눠주는 듯했다.
오전 느지막이 일어나 복귀에 올랐다.
피곤함보단 다시금 맛집 투어가
포함된 라이딩이란 생각에 모토캠핑
만큼이나 한번 더 설레어 온다.
자연 속에서 충분한 힐링. 그리고
복귀길에 들리는 맛집.
과연 바이크 문화 장르 중
이보다 더 좋은 취미가 있을까?
장거리 라이딩을 앞두고
간밤의 기름졌던 식사로 인하여
쌉싸름 해진 입맛을 쫓아보고자
달달한 커피를 들었다.
평소엔 쳐다보지도 않았던
레스비도 이날따라
더욱 달고 맛났다.
역시 모든 음식은
무엇을 먹다라기보단
누구와 어디에서 먹는지가
음식의 맛을 좌우하는 것만 같았다.
소문으로만 듣던 여주의 초맛집
보배네에 들리게 되었다.
식사 시간이 지났음에도
역시나 이곳은 맛집답게
그야말로 문전성시였다.
부담되지 않는 가격에
배를 든든히 해줄 토속음식들.
가게 주변의 분위기와
이 집에서 묻어 나오는 공기 냄새만
맡아 보아도 대번 맛집임을
알 수 있었다.
보배네 맛집에 들렸을 때
꼭 한번 먹어보고 싶었던 콩국수.
그 맛은 단연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특히 직접 빚은 손만두는
분명 이곳을 다시 찾으리란
다짐을 속에 빚어 넣은 듯했다.
오랜만의 모토캠핑 오지체험.
임도를 타고 넘어오던
회원님 한 분이 큰 사고를
겪을 뻔했지만 다행히
다친 곳이 없었기에
마지막까지 웃을 수 있었던
좋은 모임이었다.
이젠 날이 추워져 깊은 산속은
점점 들어가기 힘들어지겠지만
난 다시 내년 시즌에도 이번 년보다
더욱 유쾌한 모토캠핑을 계획해본다.
기재된 사진 중 원치 않는 부분은 말씀해
주시면 바로 수정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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