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총각 일곱발가락의 좌충우돌
강아지 육아 프로젝트
"장고야 놀자"
생후 11주 차
집 근처의 어느 초등학교...
이른 오후쯤이었을까?
아이들이 부모님의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을 때
난, 내 사랑스러운 귀염둥이
풍산개 장고를 데리고
한산했던 이곳을 찾았다.
점점 커지는 장고 녀석의 몸집에
이젠 동네 앞 마당은 녀석이
뛰어놀기엔 부족해 보였기 때문이다.
이제 2개월 된 장고 녀석
장난삼아하는 장고의 입질은
아직 어려서 그런지
전혀 제어가 되지 않았다.
가뜩이나 어린 녀석의 뾰족한
송곳니는 장고에겐 장난일지 몰라도
견주인 나와 다른 행인들에겐
가끔 피가 나올 만큼의
고통으로 이어졌다.
아직 어리고 사리분별이 없는
녀석인 만큼 목적지까지의
목줄은 필수이다.
운동장에 장고와 둘이 남겨질 때쯤...
난 녀석의 목줄을 풀어주었다.
실내에만 있었던 녀석인지라
목줄이란 봉인이 풀리는 순간
녀석은 강아지들만의 습성을
잔뜩 발휘하며 이곳저곳을
미친 듯이 뛰어다녔다.
스스로 면역력이라도
기르려 하는 걸까??
마구 땅을 파헤치며
흙을 핥아먹는 장고 녀석.
탈이 나지 않을까 걱정된다.
한참을 나와 장난치다
저 멀리 뛰노는 아이들의 모습에
호기심을 갖고 다가가는
우리 멍뭉이 녀석...
이곳저곳을 킁킁거리며
주변을 서성인다.
장고 녀석의 초창기 이름은
겁이 많아서 "겁동이" 라
불렸었다. 누가 아니랄까 봐
아이들의 기침소리에도
놀라 뒤로 내빼는 모습을 보인다.
잔뜩 경계심을 가졌던 장고 녀석.
허나 곧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과
순수함에 금방 마음의 문을 열고
같이 뛰어다니고 있었다.
아직 새끼라는 귀여운 외모에
이곳 운동장에서도 많은
아이들이 녀석을 보려고
삼삼오오 모여들고 있었다.
다만 녀석의 입질에 아이들이
다칠까 걱정이 되었다.
입질이 심할 때마다 "안돼"
라며 으름장을 놓는다.
그때마다 움찔거리며
뒷걸음치는 녀석.
뭐가 불만인지
입맛을 다시고 있다.
어린 녀석이 벌써부터
몸 생각한다. 은행을 손 수 찾아
쩝쩝거리며 맛나게 먹고 있다.
입 냄새는 덤이였다.
어찌나 독하던지...
오늘은 주둥이 들이대면
처 맞을 줄 알아!
장고에게 새로운 친구가
하나 더 생겼다. 강아지를
무척이나 좋아했던 여자아이...
창고에게 관심을 보이며
성큼성큼 다가왔다.
아이는 장고에게 물은
손 수 떠주며 친해지길 원했다.
하지만 장고 녀석은 아직까지도
모든 게 낯설기만 한 듯했다.
멀리 운동장을 뛰놀던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왔다.
풍산개를 잘 모르는 아이들은
장고 녀석이 하얀 마음 백구로만
알고 아는척을 하고 있었다.
지나친 아이들의 관심에
장고 녀석이 겁을 먹은 듯했다.
강아지가 강아지풀을
좋아한다는 건 어디서 들었을까?
아이들은 풀을 뜯어와
장고 녀석의 관심을 사고자
이리저리 흔들고 있었다.
강아지풀을 맛나게 먹는 장고.
아이들이 꺾어다 준 강아지풀을
쩝쩝거리며 잘도 먹는다.
다음 날 녀석의
배변을 보니 강아지풀 씨앗이
한 움큼 묻어 나왔다.
씨앗 덕에 점성이 사라진 배변
방 구석구석 흩날리고 있던
똥을 치우느라 땀 좀 흘렸다.
시답지 않았던 먹을거리에
아이들과 꾀나 친해진 장고 녀석.
이젠 내빼지 않고 얌전히
자리를 잘도 지키고 있었다.
친해지다 못해 결국
아이들에 손에 이끌려
운동장 사방팔방을 뛰어다닌다.
장고와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모습에 멀리서 지켜보는 나조차
훈훈한 미소만이 입가를 맴돌았다.
녀석~
나보다 아이들과 뛰노는 게
더 좋은가 보다.
힘차게 불러도 견주인 나는
거들떠도 보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절제되지 못 했던
녀석의 입질에 장고는 또다시
기둥에 묶이게 되었다.
그래도 원 없이 뛰놀았는지
표정만큼은 맑아 보였다.
녀석의 활기찬 하루였던 만큼
고단한 건 사실 인터...
운동장에서 뛰노느라
흙먼지로 뒤범벅된 녀석을
따뜻한 물로 씻겨내니
어느새 스르륵 내 옆에서
잠이 들어 버렸다.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어서 빨리 성견이 되어
나의 충복이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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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지인에게 입양보냈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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