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봄의 추억... 모토캠핑 "양구 천미에서 때 늦은 봄을 만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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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토캠핑후기

지난 봄의 추억... 모토캠핑 "양구 천미에서 때 늦은 봄을 만끽하다"

 

"BGM : 오아시스의 Stand By Me"

 

 

 

 

 

 

 

 

작년이었던가...

동생들과 때늦은 봄을 즐겨 보고자

강원도 어디론가 떠났던 것이...

기억을 더듬어 보니 무척이나 고생했던

날이었던 것 같다. 지인의 추천으로 장소를

섭외 받고 모토캠핑 장비를 바리바리 싸 들고

떠났었건만... 뭐 아무튼 이날도 그렇게

고생길을 뻔히 보면서도 여행길을 올랐다.

 

 

 

 이 날 모토캠핑 팀 선발대로는

정호 군과 함께 하였다.

오도방구에 잔뜩 싸 들은 짐 덕에

바이크는 천근만근이요.

금방이라도 애마들이 터져

버릴 것 같은 생각마저 들었다.

아무튼 양만장에서 인증샷

한 방과 함께 우린 파라호의

먼 끝자락으로 내달렸다.

 

 

 

 

 

 태어나 처음 와본 화천 시내.

소박하면서도 아기자기했던

정겨운 시내 모습에 대도시에선

느껴볼 수 없었던 정감마저 들었다.

5월 초순 치곤 무척이나 더웠던 날씨...

잠시 쉬며 숨을 고르고 시원한 음료들로

목을 축여보았다.

 

 

 

 

 

그렇게 굽이굽이 넘어 달려 도착한

파라호의 어느 끝자락...

그리 오랜 추억거리도 아닌데

이날은 어디를 목적지로 하고

왔었던 건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해가 지날수록 늘어가는 애마의

적산 거리만큼이나 나의 머리도

노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것만 같아

서러움마저 밀려든다.

 

 

 

 

 

 사진엔 그저 길이 고운 흙 밭으로만 보인다.

맞다. 고운 흙 밭이었다.

허나 짐을 바리바리 싸 든 모토캠퍼들의

애마들에겐 진입로조차 헬게이트 같았다.

더구나 스쿠터들이었던 우리들...

조금만 길이 꿀렁거려도 애마의 바닥이 닿는 등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머리가 쭈뼛거린다.

꿀렁거리는 짐 덕에 휘청 되는 바이크들...

그 옆은 깊이조차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시퍼런 호수가 금방이라도

우리를 집어삼킬 것만 같았다. 

 

하지만 지인의 말대로 좋은 포인트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많은 체력 소모와

시간만 허비한 체 우린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어찌 되었던 기분 좋게 떠나온

여정인 만큼 그저 좋은 경험했거니

하면서 근처에 미리 봐둔 양구 포인트로

핸들을 잡아 돌리게 되었다.

늦어진 시간만큼 서둘러

사이트를 구축하였다.

 

후발로 출발한 모토캠핑 회원님이

뒤늦은 합류를 하게 되었다.

 

 

 

 

 

 오전에 왕복 십킬로 가량 되는

오프로드를 달렸던지라

지친 체력을 보충하기 위해선

무엇이라도 먹어야만 했다.

한 곳에선 라면을

다른 한 곳에선 언제 가방에 넣어

두었는지도 모르는 전투식량을

꺼내어 조리를 하였다.

전투식량은 워낙 화학조미료향이

강해 솔직히 잘 먹진 않지만

이날만큼은 무척이나 달고 맛있었다.

 

 

 

 

 

 요즘 부쩍 해먹에 맛 들인

모토캠핑 회원인 봉진 군...

비싼 장비는 다 사놓더니 마다하고

요즘은 나무만 찾아다니며

해먹 놀이만 열심히다.

언젠간 저 해먹 밑에

화롯불을 지펴 보리라 다짐한다.

 

 

 

 

 

 무척이나 허기가 졌었던가...

간이 식품들로는 성이 차질 않았는지

저녁에 먹으려 사둔 소시지를 꺼내들었다.

하지만 급한 마음에 익혀내기보단

불에 그을려 먹기 바빴었던 것 같다.

이날따라 처참히 난도질 당한

소시지가 가엽게까지 느껴졌다.

 

 

 

 

 

 

 든든하게 속을 채우고 나니

그제야 이성이 바로 돌아온다.

정신을 가다듬고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풍경을 담아보았다.

 

 

 

 

 

아직까진 캠핑 비수기라

이곳 천미도 말 한마디에 메아리가

돌아올 정도로 한산하였다.

다시 한번 성수기 철의 캠핑은

피해야 된다는 말을 실감했다.

이곳도 성수기 땐 분명 발

디딜 틈 없을 정도로 붐빌 것이다.

 

 

 

 

 

 아직까진 해가 이른 늦봄이요.

산골짜기의 태양은 짧기만 하다.

담배 한두 대 태우며

모토캠핑 회원들과 이런저런

담소를 나누고 나니

슬슬 땅거미가 찾아왔다.

 

오늘 저녁의 만찬은

반합 삼계탕!!

삼계탕 팩을 사서 해 먹으면

좀 더 저렴하면서도 손쉽게

조리를 할 수 있었지만

요리의 참맛은 반이

손 수 조리하는 과정인 만큼

사서 고생을 해보게 되었다.

 

 

 

 

 

트라이 포트에 매달린

반합들을 보고 있으면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르고

맡지 않아도 침샘을 자극한다.

반합 뚜껑을 들썩거리며

보글보글 익어가는 음식들은

모토캠퍼들의 감성과 낭만을

절정으로 끌어올리긴 엔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다만 화로가 작아서 그런지

오늘 누군가 한 명은

생닭을 뜯어야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마르지 않는 침샘은

상큼한 과일로 훔쳐내어본다.

점 차 익어가는 음식들의

모습은 물끄러미 바라만 보아도

포만감이 도는 것만 같았다.

 

 

 

 

 

멀찌감치 떨어져 들어온

사진의 초점은 우리들의

사이트를 꾀 낭만적으로 보이게끔

연출을 해주고 있었다.

 

 

 

 

 

그렇게 음식을 불에 올린지

한 시간이 지났을까...

반합에서 풍겼던 닭의 피비린내는

어느덧 담백하고 그럴싸한

음식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호프집 앉아 편하고 맛나게 먹는

치맥은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준비해온

캔맥주와 소금을 곁들은 삼계탕의

맛은 우리 모두를 고개 떨군 침묵의

시위자들과 같게 만들어 버렸다.

 

 

 

 

 

늦은 밤 현지에 거주하고 계시는

모토캠핑 회원님이 함께했다.

나름 챙겨온 음식들로 잔뜩 먹여 놓았건만...

뭐가 아쉬웠는지 봄비를 즐기려

마실 나온 개구리를 덥석 집어 든다.

 

"딱!~ 딱!"

 

요리를 수월하게 하기 위해

개구리를 바닥에 내동댕이 친다.

말로만 듣던 깨구락지 뻗는 소리...

이내 먹다 남은 야채에 개구리를

참고인으로 부르며 화롯불에

던져 넣어버렸다.

 

 

 

 

 

심약자들을 위해

먹방 후기는 이정도로만...

 

 

 

 

 

전 날 개구리를 잡아먹는

회원님의 모습에 충격과 공포의

여파가 아침까지 지속되는 것만 같았다.

그래도 추적추적 내리는 봄비 소리에

혐오로 찌들 뻔했던 눈과 귀가 씻겨내린다.

 

 

 

 

 

밤 새 내린 비에 애마들도

흠뻑 젖어 섹시함을 자랑했다.

 

"아~ 전 날 세차한건데...ㅠㅠ"

 

불편만 몸을 바둥거리며

또 닦을 걸 생각하니

눈물이 앞을 가린다.

 

 

 

 

 

아침은 천미 근처에 맛 집이 있다 하여

간단하게 조리하였다.

그저 전날, 약간의 숙취와

밤 새 떨어진 체온 보충용이었다.

하지만 개굴님 행차에

한 술 뜨다 말아버렸다.

 

 

 

 

 

이곳은 양구에서 꾀나 맛 집으로

소문난 부흥 식당이다.

직연 근처에 있는 맛 집으로

자랑하는 메뉴는 묵은지 닭볶음탕!!

1인분에 7천 원 밖에 안되는 가격.

서울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음식 가격에 맛 또 한 소문대로였다.

우린 그렇게 턱 밑까지 꾸역꾸역

밀어놓고 든든하게 복귀길에 올랐다.

 

 

사진 : 다음넷 모토캠핑 카페

글 : 일곱발가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