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동호회 여동생이 만들어준 아로마 양초.
늙은 홀아비 혼자 산다고 방에서 구린내 나지
말라고 선물해준 100% 수제 커스텀 양초 되시겠다.
그 첫 번째 작품.
조그만 사각 깡통에 들어 있는
아담한 사이즈의 초로 써 향이 짙으면서도
은은하니 좋았다. 케이스엔 필자가 좋아라
하는 오도방구 그림도 있고, 나중에
다 태우고 나면 예쁜 케이스의 활용도가
꾀 있어 보였다.
초의 하단엔 만든 이의 간단한 이니셜과
직접 만들었음을 알리는 문구가 적혀있다.
양초의 케이스를 열어보니...
아주 앙증맞게 생긴 네 잎 클로버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이게 진짜 클로버인지 가짜인지
너무 궁금해 물어보고 싶었지만, 혹 진짜라면
그토록 어렸을 적 원했으나 소풍 가서 애타게
찾아도 단 한 번도 만져보지도 못 했던 아쉬움에
이렇게라도 보고 있음이 허상이 될까 싶어
차마 혼자만의 상상과 만족감으로 "몹시 궁금함"
의 여백을 애써 채워 넣었다.
아까워서 불도 못 피겠더라...
이건 아로마의 귀한 원액으로 만든
방향제라 한다. 필자에게 선물해 준다고
특별히 더 신경 써서 만든 건가?
포장지 내부엔 아로마가 증발해 압축되어
물벽을 이루고 있었다. 손으로 훑어 냄새를
맡아보니 굉장히 진하다 못해 독했다.
하지만 새까맣고 진한 커피도
거리를 두지 않으면 쓴 내만 나는 법.
멀찌감치 벽 위에 걸어 놓으니 아주
아름다운? 향기가 벽을 타고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려왔다. 필자는 일전에 이러한
식으로 만들어진 기성품 방향제를 사용해
보긴 했으나 체취가 강한 나머지 기도 못 피고
방향제들이 타계했었다. 하지만 이 녀석은
강한 아지랑이를 피우듯이 홀아비만의
냄새를 가로지르고 방 안을 가득 매우기
시작했다.
어릴 적 시골에서 자라면서 맡아봤을 법했던
냄새. 충분히 동심과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새 지우개의 예쁜 모서리가 달까 싶어
쓰지 못 했던 것처럼 이 방향제도 아껴 쓰고픈
우울한 마음이 들었다. 허나 누가 그랬던가..
아끼면 똥 된다고... 다시 제 자리로...
이건 여동생의 그 세 번째 작품.
이 녀석도 방향제 역할을 하는 제품으로
위의 방향제보단 냄새가 덜 했지만
충분히 아로마 양초만큼이나 은은한
냄새를 솔솔 풍기고 있었다.
방향제의 꽃무늬들은 어딘가 판에 찍어
따로 붙여 넣은 것 같았다. 제품이 뭉개질까
싶어 손으로 아기 다루듯 만지며 사면을 담는다.
두 번째 방향제도 역시 같은 방법으로
제작이 된듯싶었다. 그래도 수제 제품이다
보니 기업형 방향제 보다 냄새도 더 진하고
지금껏 써보니 더욱 오래가는 것 같았다.
이건 동생에게 서비스로 받은
아로마 양초다. 향의 종류는 모르겠다.
어차피 수제로 만드는 거라 향의 농도는
최대한 좋고 진하게 넣었기 때문에
난 그저 좋은 냄새란 제목만 가져갈 뿐이다.
이전엔 집에서 나는 군내를 없애기 위해
사용했단 파라핀 램프다. 무미건조했던
이 녀석은 구석으로 몰아두고...
아로마 양초에 불을 올렸다.
불 아지랑이와 함께 아로마의 향이
책상 구석구석을 모두 메우기 시작했다.
어찌나 그윽하고 좋던지...
촛불이 연출하는 은은한 운치에
잠시 감성팔이를 시전해본다.
아로마라는 식물은 사람에게 무척이나
좋은 영향을 준다고 한다. 두 번째 입이라 불리는
코는 이러한 좋은 냄새를 미금으로써
사람의 정신을 맑게 하고 집중력을 향상시킨다
하니 자녀를 둔 이들에겐 무척 이롭지 싶다.
더구나 초 자체만으로 집안의 좋지 않은
냄새를 태워 없애는 것처럼 이보다 근접
힐링 상품이 있지 싶은 생각도 든다.
애써 만든 동생에게 감사를 드리며...
원하는 향으로 원하는 농도만큼
커스텀 수제로 만들어 준다 하니
평소 아로마 양초 방향제에 관심 있는
이들은 문의해보시길 바라며...
수아
010-7417-0417
'일곱발가락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PCX125 12월의 혹한 투어 양평 만남의 광장 (0) | 2016.12.08 |
---|---|
남한산성 밤마실 PCX125의 묘한 매력 (0) | 2016.12.06 |
농땡이 치고, PCX125 타고, 남한산성 커피 마실 및 머플러 굽기 (0) | 2016.11.30 |
스쿠터 동호회 SYM 라이더스 양수리 카페 모모 방문기 (0) | 2016.11.18 |
동생들과 남한산성 맛집 김가네에서 오붓한 저녁 식사 (0) | 2016.11.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