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4.14~16 고성 최북단을 내달리다 "화진포 모토캠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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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토캠핑후기

2016.04.14~16 고성 최북단을 내달리다 "화진포 모토캠핑 이야기"

가정이 있는 직장인들에게

외박이란 승급을 하는

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그렇지 않아도 위험한

오토바이에 외박까지 한다고?

배우자에게 결코 얻어내기 힘든

허락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모토캠핑은

유부남으로 구성된 2박 3일 모임으로

함께 입을 맞추어 회사에 휴가를 내는 등

자동차가 없는 한적한 평일날

유유자적 달리게 되었다.

 

 

 

 

 

4월 14일 목요일 이른 아침.

출발 집결지였던 양평 만남에 광장에

회원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설레는 이성친구를 만나러 가듯

모토캠핑 회원들 또 한

옷매무새를 다시 확인하는 등

장거리 목적지인 고성으로

떠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 날, 동참한 모든 회원들이

초보였던 만큼 나조차 여행이란

설렘보다 더욱 커진 긴장감에 애가 탔다.

다른 모토캠핑과 달리 가이드로 발탁되어

이들은 안내했던 만큼

어느 때보다 신발 끈을 더욱

조일 필요는 있어 보였다.

 

 

 

 

 

 

유유자적 떠나는 만큼

우린 성급히 달릴 필요는 없었다.

평소 달리지 않았던 길.

평소 보지 못 했던 풍경.

이 날 여행의 포커스는

새로운 곳에 눈길을 둔다 하여

"첫 만남" 이란 주제로

초점을 잡아보기로 했다.

 

 

 

 

 

양평 만남의 광장에서

두 시간가량을 달려 도착한

홍천 가령폭포 인근의 작은 구멍가게.

장거리 여행엔 달달한 음료보단

컨디션을 유지해주고 피로를

쫓아주는 강장제가 더욱 제격이다.

아무튼 우린 그렇게 박카스를 하나씩

손에 쥐고 홀짝거리며 다시금

바이크 위에 올라섰다.

 

가령폭포 관련 블로그

http://blog.naver.com/

kosh9767/220595674627

 

 

이곳은 홍천 9경 중 제5경이라

불리는 빼어난 산수로

사람의 손길이 많이 닿지 않는

자연관광지라 하겠다.

입산 통제 기간이라 직접 들어가서

사진을 담진 못했지만

다음 박투어 땐 꼭 들려

추억을 담아봐야겠다.

 

 

 

 

 

가령폭포에서 더욱 깊이 산의

옷자락 밑으로 기어들어간다.

다음 쉼터는 살둔 계곡으로

이곳은 방태산 밑자락에 위치한

곳으로 원시 생태계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천의 자연보고이다.

산새가 깊고 빼어나며 물이 무척 맑은

이곳은 보고만 있어도 절로 힐링이

되는 A+ 급의 트래킹 및

드라이브 코스가 되겠다. 

 

 

살둔계곡 블로그

http://blog.naver.com/

jhgpms/60144163951

 

 

 

 

 

굽이굽이 임도를 따라

발길이 끊기는 계곡의

끝자락에 다다랐다.

 

 

 

 

 

여기까지 달려오느라

황사와 매연에 찌들어버린

숨을 씻어내본다.

처음 와보는 강원도의 깊숙한

계곡의 배경은 나와 같이 한

모토캠핑 회원들에겐 훌륭한

자랑거리이자 기념촬영의 소재였다. 

 

 

 

 

 

이른 아침 일찍 내달린 만큼

아침과 점심 식사는 건너 간 터...

배고픔에 짜증이 밀려올 찰나

성급히 속초로 향하게 되었다.

 

 

 

 

 

골드윙을 타고 나오신

상복규 회원님의 소개로

우랴부랴 찾아가게 된 속초맛집.

본인도 처음 방문했던 곳으로

특이했던 점은 큼직한

항아리에 한가득 물회가

담겨 나온다는 것이다.

물회 음식 특성상 찬기가 유지되어야

맛이 깊이가 살아나고 그 맛이 지속되는 만큼

항아리란 독특한 식기는

이러한 점을 충분히 살려주고 있었다.

 

속초맛집 항아리 물회 블로그

http://blog.naver.com/27056/

220657439339

 

 

이박 투어라고 너무 늦장을 부린 탓일까?

해가 떨어질 세랴 이 날 최종 목적지인

화진포로 속도를 올려본다.

 

 

 

 

 

서둘러 사이트를 구축하고

우리가 언제 헐레벌떡 왔냐는 듯

느긋하게 클래식한 모토캠핑을 즐겨본다.

따닥따닥 피어오르는 감성

모닥불 앞에선 남도 님이 되고

서로에게 기울여지는 술 한 잔에

님도 네가 되고 내가 되었다.

 

 

 

 

 

노란 불빛 아래

모여든 나방들 마냥

쌉싸름한 커피 한 잔과

달달한 발라드 노래를 안주 삼아

그렇게 기분 좋은 첫날밤을 지새게 되었다.

 

 

 

 

 

이튿날, 맑은 아침.

머리 위로 쏟아지는

밝은 태양과 파란 하늘

그리고 상쾌했던 공기는

전 날 장거리 라이딩으로

인한 피로감을 말끔히

씻어주는 듯했다.

긴 겨울을 나고 오랜만에

맡아보는 진한 풀냄새들은

내 머릿속의 신경세포를

하나하나 자극하는 듯한

싱그러움을 선사했다.

 

 

 

 

 

주변을 가득 매운 햇볕은

전 날 제대로 보지 못 했던

모든 사물들의 풍경들을

내 눈앞에 가져다주었다.

이토록 푸르고 깨끗한 해안가의

솔밭도 여름이 되면 한 철 장사로

몸살을 앓을 걸 생각하니

마음이 씁쓸하기만 했다.

 

 

 

 

 

고성의 바닷물은 여름 때,

그 어느 곳 보다 차갑고 맑다.

저 멀리 보이는 외딴섬은

광개토대왕의 묘이다.

 

아무튼 동해는 서해와 달리

맑고 시원한 바닷바람, 그리고

텁텁지 않고 끈적임 없는 바다 냄새.

언제 느껴보아도 질리지 않기에

하루가 멀다 하고 내 발걸음을

다시금 이곳으로 종종 돌리게

하는 것만 같았다.

 

 

 

 

 

잠시 같이 감상하실까요?

 

 

 

 

 

 

일박이 아닌 이박으로

모토캠핑을 나오니

그 어느 때보다 시간적으로

여유가 많았다. 해서 오랜만에

화진포의 이곳저곳을 누비며

연신 사진기의 셔터를 눌러댔다.

 

화진포 주변은 해양 박물관부터

김일성 별장까지 다양한 관광상품으로

꾀 괜찮은 볼거리들을 제공하고 있었다.

 

 

 

 

 

 

화진포가 특이했던 건

바닷가 바로 옆에 큰 호수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는 것.

바다와 호수를 구분 짓는 건

불과 몇 미터 남짓한 백사장이었다.

 

바다와 인접해 있었지만

민물에서만 서식할 수 있는

동식물이 자라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이곳은 염분이 거의 없는

깨끗한 담수로 가득 찬 호수라 생각되었다.

 

 

 

 

 

아직 하루가 더 남았다는

뿌듯함에 여유 있게 칼을 들고

음식 솜씨에 나섰다.

음식은 손맛이 반이요

반은 불 맛이라 하지 않았던가.

내 부족한 손 맛은

보고만 있어도 따뜻하고

구수한 화롯불이 채워주었다.

 

미리 챙겨온 고등어에

피망과 양파, 마늘 등을 곁들어

화롯불에 던져 넣는다.

집에선 이보다 맛나게 구워내도

잘 먹지 않았던 생선이었거늘...

밖에만 나와서 먹으면

게눈 감추듯 먹어버리니...

애써 다이어트한 보람도 야외에선

누구의 말처럼 "인생만사 일장춘몽"

이 되는 것만 같았다. ㅠㅠ

 

 

 

 

 

생선이 질릴 때쯤

이번엔 담백한 목살로

식단을 바꿔보았다.

아까와 같은 야채에

허브솔트를 고루 뿌려

음식의 풍미를 더해보았다.

호일로 고기를 감싼 만큼

빠져나가지 못한 고기의 육즙이

담백한 맛과 쫄깃한 식감을

더해주었다. 근래에 먹어봤던

음식 중 가장 맛난 기억이었다.

 

 

 

 

 

이날은 챙겨온 식자재가 워낙 많았기에

평상시 모토캠핑에서 잘 나갔던

햇반은 명함조차 내밀지 못 했다.

버터에 구워낸 한치와 치즈 조랭이

그리고 구수한 수프에 담가 으깨어

먹었던 삶은 감자...

 어찌나 맛나고 풍족한지...

 

애써 챙겨온 흰쌀밥은

이러한 음식들에 비교하자니

난봉꾼과도 같았다.

 

 

 

 

향긋한 고기 냄새에

이곳 화진포에 사는 모든 길냥이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다른 회원님이 혼자 먹기엔 미안했는지

남은 음식물을 여기저기 던져 주기도 했다.

녀석들 배가 고팠는지 무척이나 잘 먹는다.

 

 

 

 

 

 

 이미 충분히 먹었음에도

훈훈한 이야기 때문에 안주 삼고

또 그렇게 분위기에 취해 한번 더 들어본다.

 

 

 

 

 

다시 오질 마지막 이 밤도

이렇게 따뜻한 모닥불로

분위기를 수놓으며 마무리를 지었다.

 

 

 

 

 

다음 날 아침.

해가 다 올라 오기도 전에

이른 비 소식에 서둘러

장비를 챙겨 화진포를 떠나기로 했다.

 

항상 해오던 것이지만

모토캠핑팀이 오랜만에

잘 머물다 가는 만큼 어느 때보다

사소한 것 하나 빠짐없이

주변을 정리하고 주워 담는다.

 

 

 

 

 

기상청의 오보인가?

날씨엔 분명 흐리고 비라 돼있거늘...

흐리긴 커녕 괜히 일찍 나왔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하늘은 맑고

청명하기만 했다.

서두른 복귀에 아침도 못하고

편의점에서 대충 때웠건만...

어차피 정리해서 나온 만큼

아쉬운 추억을 뒤로한 채

각자의 바이크에 올라 서기로 한다.

 

 

 

 

 

복귀하면서 들렸던 팔당 초계 국숫집.

이곳을 마지막으로

우리는 다음을 기약하며

각자의 집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총 주행거리 : 429킬로

 

모토캠핑을 다니다 보면

다른 곳에 비해 유난히

주변의 경관이 빼어나고

머물기 좋은 곳들이 있다.

그러다 보면 하루만 더 머물고

싶은 생각과 힘들게 설치한

캠핑장비들을 하루 만에 철수하기엔

무척 아깝단 생각이 자주 들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모임은

이러한 부분들을 충분히 총족 시켜주었고

포만감 넘치는 힐링 그 이상이었다.

 

이번 주도 모토캠핑 모임이 있는 만큼

오늘 모토캠핑 후기를 쓰며 느꼈던

설렘을 이어가고만 싶다.

 

 

[출처]

사진 : 모토캠핑 동호회

http://cafe.daum.net/mcamping

 

글 : 일곱발가락

http://seventoe.tistory.com